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이런 삶은 어떨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갈등과 마주한다. 때로는 말 한마디가 가시가 되어 돌아오고, 작은 오해가 마음을 깊이 흔들기도 한다. 그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미움이 아니라 이해이고, 배척이 아니라 용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순간, 그 불씨는 먼저 내 마음을 태우기 시작한다. 반대로 이해하고 용서하려는 순간, 마음은 한결 넓어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가 놓인다.
자신의 생각만 내세우며 늘 옳다고 믿는 사람은 타인의 자리를 보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남을 용서하기가 어렵다. 옳음은 자기만의 주장 속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외려 겸손 속에서,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귀 속에서 비로소 무르익는다. 자신을 낮추고 남을 먼저 세워주는 태도야말로 진짜 옳음의 얼굴이다.
우리가 남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까닭은, 정작 자기 안의 잘못을 보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 허물을 직시하지 못하면 남의 작은 실수도 크게 보인다. 스스로의 부족을 인정하는 순간, 타인의 부족도 너그러이 감쌀 수 있다. 그때 화합은 비로소 시작된다.
화합은 단순히 모여 웃는 자리가 아니다. 서로의 상처를 껴안고, 다름을 받아들이면서도 함께 걷겠다는 조용한 약속이다. 이해와 용서가 층층이 쌓여야만 도달할 수 있는, 인생의 가장 귀한 경지다.
살다 보면 이겨야 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히기 쉽다. 남을 이겨 얻은 승리가 타인의 눈물을 밟고 세워진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 순간의 이김보다 더 값진 것은 최선을 다한 흔적이다. 이김은 찰나에 머물지만, 최선은 세월 속에 남아 영원히 빛난다.
지고도 이기는 길이 있다. 그것은 용서와 이해의 길이다. 눈앞의 승패에서 비록 져도, 마음이 평안하다면 이미 이긴 것이다. 최선을 다한 삶은 하늘이 알아주고, 언젠가 삶의 또 다른 열매로 돌아온다.
용서는 패배가 아니고, 이해는 굴복이 아니다. 그것은 더 큰 세계를 열어주는 문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남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태도, 그 자리에서 인간은 비로소 인간답게 빛난다. 그 길 끝에서 우리는 화합을 만나고, 함께 더 깊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삶은 결국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비우고, 남을 품으며, 사랑과 화합을 조금 더 세상에 남기는 일이다. 겉으로는 지는 듯 보여도 이기는 삶,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복이 아닐까.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