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청람 첫 시집 《숨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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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굽는 소리
청람 김왕식
새벽물 숨결 스민 부엌에
지글지글 첫 불빛이 깨어난다
기름방울 톡톡 튀며
돌솥 위로 바다결 연기가 고요히 오른다
어머니 손길은 느린 듯 야물고
뒤집개 끝이 살결을 스치면
서늘하던 집안 공기는
순식간에 아랫목처럼 데워진다
졸음결에 나오는 식구들
코끝 가볍게 말아 올리며
밥상 둘레에 옹기종기 앉는다
고등어 한 토막 맞잡고
서운했던 마음 사르르 풀리고
앵돌아진 그늘
땅거미처럼 저절로 내려앉는다
한 입 베어 물면
짭조름한 맛 너머로
어머니 손등의 온기가 살포시 스민다
고등어 굽는 이 소리
우리 집 새벽마다 어김없이 피어오르던
살림의 숨, 사랑의 숨결이었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