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29. 2023
냇가는
쉼터다.
아침
나절
실바람은
밤새
뜬눈으로 지새운
늙은
꽃잎을 데리고
슬며시
내려와 앉는다.
한낮은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몫이다.
어둑해서는
별들이 내려와
옹기종기 앉는다.
그 틈새
달이
큰 엉덩이를 흔들며
별 속에 비비고 앉는다.
그것도
수줍은
아낙들이 몸을 담글 때엔
하나 둘
슬며시
양보한다.
냇가는
모두의 쉼터다.
ㅡ
냇가를 생각하면
언제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물결은
여름의 추억을
흔들며
달려왔고,
그 위에는
우리의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가득 찼다.
물은
항상
투명했고,
그
속에서는
우리가 헤엄 치기를 기다리며
물속에서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볼 수 있었다.
그 꽃들은
마치
물 위에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는 것처럼 보였다.
밤이 되면
그 냇가에는
별이
내려와 앉았다.
별들은
물의 흔들림에
반짝이며
물고기처럼 눈부신 빛을 냈다.
그 사이에서
달은
항상
큰 엉덩이를 비비며
천천히 떠올랐다.
그도
잠시
수줍은 동네 아낙들 눈 피해
몸을 담글라치면
별
달은 슬며시 자리를 내준다.
달빛 아래,
별빛 속에서 냇가는
마치
마법의 세계처럼 보였다.
냇가는
우리에게
쉼터였다.
잡념과 걱정,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었던
그곳.
어린 시절의
무한한 상상력과
냇가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만나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지금도
때때로
그 냇가를 찾아가면,
아직도
그곳에는
어린 시절의 나와 함께 놀던
친구들의 모습이
그대로
떠오른다.
냇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함없는 곳,
그곳은
언제나
나의 마음속에
저장된
따뜻한 추억의 장소다.
ㅡ
산골인지라
그
냇가는
아직도
그때
그대로다.
머잖아
그곳도
바람
꽃잎
아낙
별
달도
사라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