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 귀순이는 그렇게 농사꾼이 됐다.
소중한 귀순이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7. 2023
줄줄이
오빠뿐이다.
막내딸로 태어 난
귀순이다.
아버지는
서너 아들
끝에
딸을 낳고 좋아했다.
농사일로 바쁜 아버지는 이장에게
호적신고를
맡겼다.
막걸리 한 잔
거나하게 걸친 이장은
1년을 묵혔고,
그것도
이름을
대충
'귀순'이라 지었다.
귀한
딸이기에
그랬을 것이긴 하다.
외동딸이지만
시키지도 않는 농사일을
억척스레 해냈다.
소풀 뜯기는 일부터
심지어
낫질하여 땔나무까지 하느라
아직까지도
그때
그
상처가 남아 있다.
ㅡ
줄줄이 흐르는
마을의
일상 속에는
오빠들만 가득했다.
그중에
귀순이라는
특별한 존재가 있었다.
아버지의
마음속에서는
그녀가
더없이 소중한 딸로 자리 잡았다.
아들들
사이에서
태어난 유일한 딸,
귀순이.
그녀의
탄생만으로도
아버지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갔다.
그 사랑과
기대 덕분인지
귀순이는 누구보다
농사일을 열심히 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어린 소녀는 소를 몰고 나가
풀을 뜯기고,
심지어
낫질하여 땔나무를 했다.
대신
오빠들은
읍내로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귀순이는
그야말로
장정이 해야 할 일을 했다.
일하면서
어린 손에 생긴 상처는
지금도
그때의 힘든 일상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귀순이는 항상 밝았다.
아버지의
사랑과 믿음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일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 때문일까?
아무튼
귀순이는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갔다.
이제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전한다.
삶의 어려움 앞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랑과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언젠간
그 힘든 시간도 지나갈 것임을.
ㅡ
지금
귀순이는
환갑을 넘겼다.
남매 낳아
모두
잘 자라
큰 병원에서 인술을 베풀고 있다.
또한
귀순이 덕에
오빠들은
모두
유수대학을
나올 수 있었다.
그들은
나름 성공하여
국가 기관장으로 일한다.
귀순이는
오빠들의
성공에 흐뭇한 미소만 지을 뿐이다.
귀순이는
분명
귀한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