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이 끼고 싶어 태양을 숭배했다.
달삼이 소망, 안경 착용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14. 2023
안경이
불편하다.
특히
비가 올 때
습기가
차면
순간
암흑이다.
친구
달삼이는
내가 안경 낀 것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눈이 나빠져야
안경을 껴야 하니
태양을
무수히 바라보고
숱하게
눈을 비벼댔다.
ㅡ
비 오는 날,
거리를 걷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우산 아래로 몸을 숨기며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안경을 착용하는
나에게는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안경에 생기는
물방울과
습기 때문이다.
안경을 낀 상태에서의
비는
물의 고문으로,
습기에 의해
순간적으로 세상이
암흑으로
변한다.
그 순간,
눈앞의 세상을 볼 수 없게 되고,
안경 뒤의 눈은
외부와의 연결을 잃어버린다.
친구 달삼이는
어릴 때부터 내 안경을 부러워했다.
그에게는
안경이 멋진 액세서리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눈이 나빠져야만
안경을 낄 수 있으니,
태양을 바라보며,
눈을 비벼대곤 했다.
그의 행동은
어릴 때의 순진한 소망과
호기심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안경을 필요로 하는 나로서는
그런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안경의 불편함을
알기에,
눈이 좋아 안경을 안 써도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럼에도
달삼이는
그의 눈이 나빠지기를 바랐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가진 것의 가치를 모르고,
타인의 것을
부러워하는 인간의 본성을
반영하는 것 같다.
안경을 착용하는 것은
그저
눈의 상태에 따른 필요성일 뿐,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안경의
불편함도 있지만,
그것을 통해
세상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ㅡ
가장
부러운 사람이 있다.
눈이
좋으면서
멋으로
안경을 끼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