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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21. 2023

다람쥐도 없는데  도토리를 왜?

노인과 도토리





공원 언저리

도토리 줍던 노인


완장 찬

관리직원

확성기 소리에


움켜쥔 도토리

몇 톨


내던진

줄행랑이다.


불려

다람쥐 먹도토리

인간이

훔친단다.




아무리 둘러

누구

다람쥐는 못 봤다.


다람쥐


혹시

완장 찬

인간 다람쥐?







공원의 한 구석에서

도토리를

줍던 노인.


그의 두 손에는

가을의 선물,


도토리

몇 톨이 쥐어져 있다.


나,

그 아름다운 풍경을

가로막는 것은

관리직원의 확성기 소리였다.


 "도토리는 다람쥐 밥이.

훔쳐 가지 마쇼!"


이렇게

인간의 소리는 자연을 흉내 냈다.

인간이 자연의 물건을

'훔친다'는 말은,


사실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지구의 주인처럼 행동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한

자격은

어디에도

없다.

관리직원의 말에는

비장미가 있었다.


 '도토리는 다람쥐 밥이다.'라는 

말속에는


 '자연의 균형을 깨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헌데

공원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다람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 다람쥐

혹시

완장 찬 인간다람쥐?


우리 인간이

자연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암시한다.

이러한 상황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 인간이

자연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을까?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하면서도

그것을

파괴하고,


다른 생명체의 자원을

 '훔치는' 존재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그 안에서

더 나은 미래를 구축할 것인가?


이런 생각들은

그 노인의 도토리 줍는 손길과

그의 뒤에 서서

경고하는 관리직원의 모습 사이에서

끊임없이

교차했다.





완장찬

리인의 소임

의기에 찬 목소리



도토리 몇 톨 쥔

노인에겐

아픔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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