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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26. 2023

분재는 아름다움의 대가로 자유를 잃었다

저를 풀어주세요




좁은 화분에

심긴

나무는


잔악무도한

주인에  의해


팔다리가

잘렸다.


잘리지 않은

부분은

포승줄에 묶였다.


주인

원하는 대로

강제로

모양을 만든다.


심지어는

남짓한

손바닥 만한 화분에

큰 덩치의 나무 구겨진 채로

심겼다.








분재는

조용한 아름다움을 가진

작품이다.


그 속에는

나무의 자유가 상실된 슬픔이

담겨 있다.


좁은 화분 속에 심긴 나무는

더 이상

푸른 하늘을 향해 자라지 못하며,


그 기르는 이의

손에 의해

그 형태조차 마음대로 결정받게 된다.


이 같은 모습은

우리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상징하며,


또한

우리 스스로의 삶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분재의 아름다움 속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무의 자연스러운 성장을

제한하는 것이 담겨 있다.


분재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나무의 가지와

줄기를 철사로 묶어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강제와

통제를 상징하며,


얼마나 많은 희생과

억압이

우리의 아름다움 속에 감춰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분재가

자라기 위해 주어진 화분은

그의 존재를 제한하고,


활동의 자유를

빼앗는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도

비슷하다.


우리는

종종

사회의 기대와 규칙 속에

억압받고,


우리의 꿈과

열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또한,

주변의 이목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변형하고

억압하는 경우도 있다.

분재의 주인은

화분 속의 큰 나무가

자신의 손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모습에 만족하며 기뻐한다.


나무는

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상실하며,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억압과 희생의 결과인지를

알 수 없다.


이는

자유와 아름다움,

그리고

인정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하는

우리의 삶의 어려움을

상기시킨다.

분재는

아름다움의 대가로

자유를

잃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희생 속에서 비롯되는지,


그런 아름다움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의 삶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유 속에서,


개인의 독창성과

창의성 속에서 찾아질 수 있다.








화원에

들렀다


매화나무

제법

굵다.


십수 년이

되었고

수형이 잘 잡혔다.


화원 주인

의기 있게

극찬한다.


아직도

몇 가지는

굵은 철사줄에 묶여있다.


2년은

더 묶여 있어야

자리를 잡으니


절대로 철사줄을

풀지 말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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