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30. 2023
가을이
오면
송죽 사이를
스치고
창가에
머문 바람이
그 특별한
계절의 도래를 알린다.
ㅡ
그 바람은
마음에 머문 향기를
불러일으키며,
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한다.
먼발치
지난 일들이 또렷하게
그려진다,
옛 친구들의
짓궂은
얼굴들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다.
젊은 시절,
우리의 웃음은 무한했지만,
중년을 거치며
그늘만 남아있는 건 아쉬움의 표식이다.
가을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던져준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며,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다.
가을의 향기 속에는
무수히 많은
추억과 감정이 담겨있다.
그리움이
머문 동산에서
달은
빙그레 웃으며,
우리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어둠이 내린 창가에는
추억의 그림자가
우두커니
서
있다.
그림자는 무색하나,
그 속에는 다양한 색깔의 추억이
담겨있다.
때로는
그림자가 살아 움직이며
우리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속삭인다.
가을,
아무리 덧없는 세월이라 해도,
가을은
우리에게 행복한 향기를 남겨준다.
이
세월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 찬 가을이 우리의 주름진
얼굴에도
미소를 띤다.
가을의 끝에서도,
그 아름다운 향기를 간직하며
살아간다.
그 향기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에 머무르며,
생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일깨워준다.
ㅡ
가을,
우리들의 가을,
그 아름다운
향이
우리들 가슴에
가을로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