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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쌤 Jun 08. 2024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

   리우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저 밑을 내려다보는데 긴 강이 뱀같이 흐르고 있다.

실제인지 아닌지 100% 확신은 못하겠으나 이틀간 이과수를 영접한 삶을 볼 때 그 강의 저 끝은 이과수폭포임이 확실하다고 감을 잡는다. 가운데 뭔가 흐린 연기는 악마의 목구멍 쪽일 것이다. 저 멀리 흔적만으로 그대임을 직감하는 이과수 사랑.ㅎ.


 하늘에서 보는 그 흔적은 참으로 작은 흰 점, 땅에서의 위력이 조금 높은 곳에서는 이렇게 보이는구나.

우주에서 '아름다운 푸른 점' 지구를 볼 때, 개미보다 작은 ‘나’를 볼 때,

"삶이 그렇게 아웅다웅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넓게 크게 살아라. 신의 뜻을 네가 얼마나 분간할 수 있겠느냐...."

당신은 지금 이러고 계시나요?

 

시내 투어


 마지막 도시 리우는 뜨겁다. 공항에 먼저 와 있어야 할 버스가 오래도록 오지 않다. 슬슬 성질들을 낸다. 도시에 오면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다, 거기에 맞춤하듯 여유  없는, 사이즈 딱 맞는 버스가 온다.

 가봐야 할 몇 곳은 범위가 꽤 넓으니 여기 도시에서도 버스로 함께 투어 하기로.

브라질은 치안이 더 난리라며 우리를 긴장시킨다. 도시를 알기 전에 관광객에게 치안을 걱정하게 하는 나라는 확실히 문제 있다.


 메트로폴리탄 성당, 사면에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현대식 건물로 2,000명 정도 수용한다고. 우리나라 대형교회 생각하면 이 정도쯤은 게임이 되지 않지? 수천 명은 물론, 만 명이 넘는 인원까지도 수용하는 교회들이 있는데 이것도 외국인들에겐 놀라운 관광지가 될랑가.

  

 리우에 오는 이유 중 하나, ‘예수상’을 보러 간다.

 700m 높이의 산에 시멘트로 조각해 놓은 거대한 예수님상이 있다.

이 예수님을 만나는 절차가 쉽지 않다. 일차로 셔틀버스를 탄다. 내려서 또 다른 셔틀버스로 갈아탄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오른다. 그러면 드디어 저 위에서 팔 벌려 우리를 맞이하고 계시는 예수님을 볼 수 있다. 리우 도시를 내려다보는 모습이기도 한데, 반대로 리우의 어디서나 산 위의 예수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높이가 약 30m가 넘는 세계 최대의 예수님상이라 하니 예수님과 우리를 하나로 사진기 안에 넣으려면 누워서 찍거나 엎어져서 찍어야 한다. 예술성보다 크기를 지향한 조각상인 것 같다.


  예수님이 이런 모습일까?

 웅장한 성당이나 교회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나, 이렇게 높은 산에 서있는 거한 예수님상이나, 나는 맘에 들지 않고 불편하다. 이 건축물을 보러 오는 수많은 관광객들은 '위대한' 예수님을 볼 수도 있을 테니, 그냥 내 느낌으로만 남겨둔다만.


 세계 3대 미항이라는, 리우의 항구가 저 아래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빵산. 빵은 설탕이란 뜻. 설탕빵같이 생긴 산이란다. 예수상 있는 산에서 리오를 내려다봤을 때 기암괴석 같은, 멋진 모양의 산들이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다. 그중에 빵산은 두드러진다.

 케이블카를 두 번 갈아타고 빵산에 오른다.

야경, 오 아름다워라. 저기 코파카바나 해변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리우의 야경이 펼쳐져 있다. 예상하지 못한 예쁜 풍경에 일행들이 즐거워한다.

빵산에서 바라보는 야경. 맨 오른쪽 산에 흰 점이 예수상, 아래 리우항, 왼쪽에 펼쳐진 코파카바나 해변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우리는 자나 깨나 조심하라는 말에 멀리도 못 가고 따로도 못 가고 몇이서 같이 중국집을 찾아간다. 해변 바로 앞에 있는 식당인데 한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집인가 음식이 한국식이다. 일단 맛있게 먹고, 떼로 있으니 뭐가 겁나겠나 하며 우리는 통 크게 해변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거 뭐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해변을 즐기고 있는 거 아닌가. 우리에게는 가능한 호텔에 있으라 했는데 우리 너무 겁 준 거 아님?

 그러나 안전한 것이 좋으니, 마지막 밤이니, 잘 마무리하자.

착한 아이 모드로, 어른들은 호텔로 들어오다.

 밤은 깊어갈 뿐이고.            


 코파카바나


 아침에 둘이 해변으로 나가다. 유명한 코파카바나의 밝은 모습을 봐야 하지 않겠나.

모두 수영복을 걸치고 즐기고 있다. 햇살 작렬이다. 우리는 타지 않도록 옷으로 치렁치렁 가린다. 사람들이 쳐다보며 제네 뭐임?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맨발로 이쪽에서 저쪽까지 걷는다. 물 시원하고 모래 부드럽고....

이따 다시 오자!

 3시까지 모이라니, 일단 체크아웃해 놓고, 슈퍼 가서 선물용 커피 좀 사고, 점심은 일식집 가서 간단한 뷔페로 맥주랑 맛나게 하고, 그리고 해변 앞에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로!

커피 향 맡으며 작렬하는 햇빛과 바다를 즐기는 이들을 바라본다.

코파카바나! 이런 모습이구나. 선명하고 강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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