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관계를 위한 생각
유쾌한 관계를 위한 질문들
대화를 나눌 때나 모임을 할 때,
말하기를 즐겨하거나 재밌게 잘하는 사람이 있고, 주로 듣거나 들어주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
이야기를 독점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일까, 불안한 사람일까?
주로 듣는 사람은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일까, 들어주는 걸까? 이야기할 기회가 적은 것일까, 신뢰의 문제가 있는 것일까?
자랑은 말하는 사람의 의도일까, 듣는 사람이 자랑으로 듣는 걸까?
말을 줄이거나, 간결하게 말하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어려운 걸까, 마음먹으면 되는 걸까?
화제는 어떤가?
궁금하지 않은 이야기를 길게 들어야 하는 것은 재미없는 일일 게다.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대화를 하는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대화를 하는가, 가볍거나 무거운 소재들이 적절히 배치되고 있는가?
화제에 익숙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재미를 누리고 있는가? 관심 없이 소외감을 느끼는가?
모임을 마치고 돌아갈 때,
마음이 즐겁고 위로가 되는가, 뭔가 찜찜하거나 허전한가,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가?
나는 어떻게 대화를 나누었나?
내 이야기만 줄줄이 늘어놓지 않았을까?
일상이라고 풀어놓은 것들이 자랑이 되지 않았을까?
그때 이야기, 했던 이야기를 또 몇 번째 했을까?
혹은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 이를 화제로 삼지 않았을까?
어려움을 내놓는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온전히 집중하였을까?
‘답을 듣자’고가 아니라 답답해서, 그렇게라도 풀고 싶어 내놓는 것임을 놓치고, 섣부른 조언이나 주장으로 오지랖을 떨지 않았을까…….
살수록 말이 많고 번잡하다는데,
과거를 자꾸 소환하는 것은 새로움이 없이 사는 거라는데,
하고픈 말을 간추리는 것은 연습으로 가능할까?
‘오늘’이나 ‘미래’를 이야기하도록 나는 공부 좀 하고 있는 걸까?
이제 익숙해지고 노숙해지는 우리 사이의 대화는 안전한가?
다양한 모임의 사람들을 만날 때,
익숙하지 않은 느낌을 주는 새로운 사람과의 예의 갖춘 대화도 그 나름 새롭고 좋지만, 나는 오래되고 맘이 통하는 친구와 수다 떠는 것이 그냥 좋다. 가정사, 정치 사회, 나와 우주, 이 모든 이야기를 나눌 때의 시간은 무장해제를 당한 듯 편하고 유쾌하다. 돌아오는 길은 대부분 맘이 가볍고도 든든하다.
그런데 문득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고,
편안함과 가벼움의 경계에서,
무심함과 애정의 사이에서,
저런 궁금함이 있더라는 것!
오랫동안 지속할 건강하고 유쾌한 우리들의 관계를 위하여 생각들을 나누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