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날씨 : 맑음
눈이 부스스 떠지며 하루가 시작됐다. 요즘은 아침마다 무기력했지만, 저번 주말부터는 왠지 뭐든 잘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 힘차게 일어날 수 있었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영양제와 부모님이 주신 구찌뽕을 챙긴 뒤, 경제뉴스를 들으며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부터 날씨가 풀린다더니 어제보단 따뜻했지만, 아침 공기는 여전히 쌀쌀했다. 매장에 도착해 전등을 켜고 오픈 준비를 했다. 오픈 준비를 한 뒤 점심을 먹고, 커피 맛 체크를 위해 아메리카노를 세팅해 타이머 15분을 맞췄다. 타이머가 울리는 동안 물류 정리를 마치고, 바닥 청소까지 밀대로 깨끗하게 닦았다. 타이머가 울리고 마신 커피 한 잔이 오전의 시작을 알렸다. 신나는 CCM을 틀며 화요일을 힘차게 시작했다.
늘 그렇듯 오전 루틴으로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리뷰 답변을 드렸다. 어제 군산 매장은 준수했지만, 대전 매장이 요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다음 달부터 인건비가 줄어들기에 어느 정도는 커버가 될 것 같았다. 다만 하락세가 이어지면 군산 매장에서 효과를 봤던 마지막 카드를 써볼 생각이다. 리뷰 답변을 마치고 종종 들어오는 주문을 보내며 어제의 에세이를 마무리해 올리면 오전 루틴은 끝이 난다. 이렇게 루틴을 마치면 성취감이 밀려와 뿌듯하다.
오전은 한가한 편이었고, 여자친구가 외근을 마치고 잠시 매장에 온다고 해 커피를 준비했다. 그런데 어제 부족했던 매출을 채우려는 듯 쿠팡이츠 주문이 몰려들었다. 정신없이 주문을 처리하던 중 여자친구가 매장에 도착했고, 바쁜 모습을 보고 고맙게도 도와줘서 수월하게 주문을 보낼 수 있었다. 주문이 몰린 오전, 여자친구의 도움이 더해지니 고마움과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여자친구가 커피를 가져가니 어느새 12시, 오후 장사를 시작했다.
오후는 한가해서 당근 비즈프로필 스토리에 브런치 에세이를 올릴 영상을 만들었다. 당근 스토리에는 영상을 올려야 해서, 에세이 커버 이미지 느낌으로 SORA2 AI를 통해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했다. 브런치에 에세이를 올리고, 당근 스토리에도 꾸준히 업로드하며 쌓이는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주문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오후 3시. 갑자기 쿠팡이츠 주문이 몰려왔는데, 최근 최소주문금액을 낮춘 덕분인지 주문 금액이 낮은 건들이 많았다.
금액이 낮더라도 물량 앞에서는 장사 없다고, 한 번에 4개가 몰리니 정신없이 바빴다. 배달의민족 주문까지 겹치던 중, 여자친구가 은행 들렀다 잠시 들렀다며 또 도와주었다. 마치 여자친구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 주문이 몰리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 예술의전당에서 13잔 단체주문이 들어왔다. 혼자였다면 벅찼겠지만 여자친구 덕분에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단체 주문을 마친 여자친구는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그 뒤에도 주문이 이어졌고, 비품을 채우던 중 여고에서 10잔 단체주문이 들어왔다. 손이 빨라져 7분 만에 제조를 마쳤고, 배차가 잡히면 5분 안에 기사님이 오기 때문에 얼음을 미리 담아 세팅했다. 주문을 무사히 보내고 나니 오늘만 벌써 단체주문이 두 번이었다. 3번 배달해야 하는 주문을 한 번에 보낸 셈이기 때문에 단체주문은 언제나 환영이다. 단체주문뿐만 아니라 일반 주문도 꾸준히 들어와 기분 좋게 주문을 보냈다.
마침 친한 기사님이 와서 “오늘 콜 많지 않아요?”라고 물어봤는데 “거의 없다”라고 말해주셨다. 우리 매장이 다른 곳보다 선택을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에 텐션이 높아졌다. 어느새 5시30분, 여자친구와 매장에서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은 미리 정한 대로 근처 순대국밥집에서 포장해 먹기로 했다. 가끔씩 순대국밥이 생각나면 먹는 매장인데, 국물 진하고 담백해서 먹을 때마다 만족스럽다.
여자친구가 순대국밥을 포장해 왔고, 따끈한 국물과 고소한 고기, 순대를 먹으니 이만한 즐거움이 없었다. 배가 고팠던 탓도 있지만, 열심히 일한 뒤라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맛있게 먹고 휴무 전날의 저녁 장사를 시작했다. 오후에 바빴다면 저녁은 꾸준히 들어오는 정도였다. 확실히 최소주문금액을 낮춘 효과가 있었다. 이전 금액이었다면 받지 못했을 주문들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낮은 금액 주문은 수익이 크진 않지만, 한가한 것보단 낫고 주문율과 전환율이 높아지면 배달앱 노출 품질이 좋아진다. 적게 남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매장 상황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주문은 꾸준히 이어졌고 어느새 마감시간이 되었다. 마감청소를 하고 포스 매출을 확인하니 어제보다 좋았다.
특히 쿠팡이츠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올라 확실히 주문이 많았음을 체감했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휴무일 전날 매출이 좋으면 안심이 된다. 만약 매출이 좋지 않으면 '휴무일에도 매장운영을 해야 히나' 걱정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 매출은 좋아서 다행이었다. 만족스러운 화요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전등을 끄고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늘도 퇴근했다.
**사장 노트**
단체주문 효과 체감
최소주문금액 인하 효과
브런치×당근 연계 루틴
여자친구의 든든한 지원
매출 상승의 심리적 안정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