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2. 날씨 : 맑음
부스스 눈이 떠졌다. 요즘 계속 아침에 피곤해서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피곤하지가 않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오늘도 출근 준비를 했다. 어제부터 영상제작을 기획하고 있는데 앞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 나를 힘이 나게 하는 것 같았다.
출근 준비를 하고 오늘부터 내일까지 초겨울 날씨라고 하니 후리스를 단단히 입은 뒤 전기자전거를 끌고 밖에 나갔다. 햇빛은 따뜻했는데 바람이 엄청 세차게 불었다. 전기자전거가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이 심했지만 그래도 출근을 위해 페달을 밟았다.
매장에 도착하니 따뜻한 기운이 감싸주었다. 오픈 준비를 한 뒤 교회에 가기 전에 오늘 오후 단체주문을 미리 준비해뒀다. 아이스티를 얼음만 담으면 되도록 세팅하고 포장봉투도 준비해, 혹시라도 단체주문을 보내기 전 바쁠 수 있기에 다시 한 번 체크를 했다.
여자친구가 오기 전 시간이 남아서 배달앱 체크리스트도 미리 작성해뒀다. 여자친구 전화가 오고 차를 타고 교회에 갔다. 오늘은 추수감사절로 성찬식이 있는 날이기 때문에 청년부 모임이 없어 여자친구와 함께 예배가 끝난 뒤 매장에 같이 왔다.
여자친구와 점심을 챙겨 먹고 오후 1시에 오픈을 했다. 오픈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이 밀려 들어왔다. 어제와 반대되는 모습에 힘이 나 감사한 마음으로 주문을 보냈다. 주문이 계속 들어오자 여자친구가 도와주었다. 나는 음료와 디저트 제조를, 여자친구는 포장을 했다.
오후 2시가 되면 단체주문 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 2시 전에 배민1 주문이 들어왔지만 다행히 여자친구가 있어서 걱정이 없었다. 금액이 높으면 배차가 잘 안 되기 때문에 단체주문 배차를 기존 배달료에서 1,700원을 추가했더니 배차가 바로 되었다. 음료 19잔, 땅콩과자 40개를 무사히 보냈다.
단체주문을 보낸 뒤에도 주문은 계속 밀려 들어왔다. 보통 토요일 오후가 바쁜 편인데 일요일이 바쁘니 얼떨떨했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밀려들어오는 주문들을 보내고 여자친구는 키우는 고양이가 아파서 동물병원에 갔다가 온다고 했다.
그렇게 혼자 남아 계속 들어오는 주문을 보냈다. 주문을 보내고 비품을 틈틈이 채우고 설거지를 하니 어느새 4시30분이 되었다. 3시간 반 동안 앉을 시간도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매장이 바쁘니 전혀 힘들지 않았다.
몸은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지만 배가 많이 고팠다. 꼬르륵거리며 오늘은 뭘 먹을지 고민하던 중 날씨가 추워졌기에 마라탕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여자친구한테 컨펌을 받고 오늘 저녁은 마라탕을 먹기로 결정했다. 마라탕 하면 매번 시키는 곳에 주문을 하고 배고픔을 견디며 마라탕을 기다렸다.
여자친구가 매장에 도착하고 마라탕과 꿔바로우도 같이 도착했다. 이곳 마라탕은 마라맛도 좋고, 무엇보다 사골 베이스라 다른 곳보다 훨씬 맛있어서 마라탕 하면 꼭 여기로 주문한다. 그리고 같이 시킨 꿔바로우도 안 먹으면 아쉽기 때문에 매번 주문을 하는 편이다.
밥을 먹는 동안에도 주문이 계속 들어왔다. 여자친구가 도와줘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밥을 제대로 못먹었을 것이다. 주문을 보내며 틈틈이 마라탕을 배부르게 먹고 저녁장사를 시작했다. 오후부터 계속 바빴기 때문에 저녁은 조금은 널널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행히 반대로 주문이 꽤 잘 들어왔다. 배달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오늘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 건지 저녁에도 바쁜 것 같았다. 오후에도 바빴기 때문에 혼자였으면 힘들었을 텐데 다행히 여자친구가 일을 도와주고 있어서 수월하게 주문들을 보냈다.
주문은 계속 밀려 들어오고, 오늘은 금액이 큰 주문도 저녁에 많이 들어왔다. 여자친구와 정신없이 보내니 어느새 10시가 되었다. 원래 여자친구가 8시까지 도와주기로 했는데 매장이 바빠서 2시간 더 도와주었다. 여자친구가 없었으면 오늘 진이 다 빠진 채로 퇴근했을 것이다.
여자친구가 바쁠 때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혼자 쓸쓸하게 있는 저녁에 큰 위안이 됬다. 그 후로도 주문이 종종 들어오고 어느새 마감 시간이 되었다. 마감청소를 빠르게 마치고 포스 매출을 확인했다. 오늘 내내 바빴기 때문에 매출이 정말 괜찮았다.
아마도 날씨가 추워진 것이 영향이 있는 것 같았다. 배달 매출은 올랐는데 테이크아웃 매출은 평소보다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녁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었기 때문에 밖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없었다. 내일 날씨가 더 춥다고 하던데 배달 매출이 높았으면 좋겠다.
어제 비수기가 온 것 같다며 한숨을 쉬며 포스를 마감했다면, 오늘은 기분 좋게 포스를 마감했다. 그리고 전등을 끄고 밖에 나갔다. 세찬 바람이 불어왔지만 바빴던 매장의 열기가 감싸고 있는 나에게는 시원하기만 했다. 기분 좋게 전기자전거 페달을 밟고 오늘도 퇴근을 한다.
사장 노트
단체주문 준비·아이스티 세팅
오후·저녁 연속 주문 몰림
마라탕·꿔바로우 저녁
추위 영향: 배달↑ 테이크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