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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세시 Apr 10. 2024

체온의 상실


 사람의 온도는 자취를 남겨서 한없이 차가웠던 사람의 빈자리는 결국 그 사람이 참 나빴구나, 내가 당했구나를. 한 없이 따뜻한 사람의 빈자리는 그 사람이 참 좋은 사람이었구나를 알게 한다.


슬프게도 난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진 뒤에 깨달은 적이 많다.


전에 일하던 곳에 상사는 자신의 지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퍽하면 물건을 뒤집어 엎었다. 하루는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고, 하루는 감사가 뜨기 때문에.


우리를 자신보자 못한 밑의 사람대하듯 대하는 태도가 역력해서 당시에도 알았다. 참 안좋은 사람이란걸. 그럼에도 감정대로 쉽게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야 하기에 버티고 버티던 어느 날, 상사 본인도 여자면서 성적 발언을 무례하게 뿜어댔다.


3년이란 길고 긴 시간을 버티고 나온 다음에는 카톡 프로필 사진을보며 왠갑자기 결혼이냐, 그때 그남자 맞죠? 하며 비아냥 거렸다.


갑질과 무례함을 걸친채다른 사람에게 관심은 많지만 그걸 열등감과 비아냥으로 풀어내 언어폭력을 휘둘렀다.




반대로 띠뜻한 사람은 그 빈자리의 온도가 따뜻한 여운을 남겨서. 아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이었구나 따뜻한 사람이었구나 깨닫게 된다.


위의 상사를 똥밟았다 싶었다면, 다행히도 좋은 사람은 많았다. 초중고마다 다시 연락해보고 싶은 좋았던 친구들. 순수하고 바른 생각을 가진 친구들.


같이 일하면서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쉬움이 남을정도로 편하고 잘 맞았던 직장 지인들. 좋은 말과 위로로 항상 보듬어주었던 교회어른들.


지금은 다 지나간 연인이라 연락할 길이 없었다. , 초등학교 친구는 정말 찾고 싶어 sns에 그녀의 이름을 검색해댔다.


그 친구에게 비록 나는 온기가 남아있지 않을 지언정 나에겐 소중한 인연이었다. 그렇게 사람의 온기는 비로소 빈자리를 만들 때 느낄수 있다.


분리불안을 느끼는 시기의 조이를 보면서, 이 아이에게 나의 빈자리가 어떤걸까 까마득히 공상해보다가 나의 지나간 인연들의 온도까지 생각이 닿았다.


물론 이 시기에 분리불안은 생존본능임을 알지만, 감성적인 엄마인 난 내가 우리 조이에게 따뜻한 품이란 사실에 오늘 하루도 기쁘다.


나에 곁을 스쳐지나가고 지금 함께하고 있는 인연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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