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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의저편 Jul 13. 2024

김시옷 '소심백서'

"우리 모두는 서로 사랑하는 존재였다"


[희망은 모든 곳에]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지닌 성격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해 볼 것이다.

자신이 소심한 내향적 성격의 소유자인지,

아니면 활달한 외향형 성격인지.

성격은 개인이 부모님으로부터 타고난

천성이고 본성이다.


내향적 성격과 외향적 성격은 음과 양,

해와 달, 물과 불 등의 서로 다른 특성이지만

조화로운 상태를 만드는 모순적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


외향적인 성격을 추구하는 집단,

사회에서 내향적 성격은 이상함이

아닌 다름이고, 반면에 내향적 집단,

사회에서 외향적 성격은 틀림이 아닌

다름이다.

이 둘은 고유한 본성이고, 본성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조화롭다.  


여기, 소심하지만 그 소심함이

귀여움이 되고

오히려 매력이 되는 내향인의 에세이

‘소심백서’가 있다.


지은이는 김시옷.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평안하고 여유 있는 일상의 글과 일러스트로

독자와의 만남을 시도한다.


첫 장부터 나오는 둥근 얼굴의

캐릭터 만화 삽화는 거부감 없이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시선의 흐름을

제공하고,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 사이의

여백은  읽기의 쉼표를 더 해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어린이 도서관에서 대출했으나,

어른을 위한 삶의 관계서로 보였다.

바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내향인의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삶의 여유와

성찰은 오늘날 나의 번개 같은 일상에

쉼표를 보게 하고, 외향인의 내가

내향인의 삶에 들어가 그의 세계관으로

살아보고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나 같은 에너지를 뿜뿜 발산하는

외향적인 성격의 기준에서 내향인의

느리고 주저하는 행동을 좀 더 이해하고,

그들의 태도와 삶을 존중하는 계기와

나아가 그들의 소심함이 매력으로

변해가는 -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가는 -

‘탈피적 독서’였다. 


 책의 초반에 소개되는 삽화는

‘버스에서 내려야 하는 찰나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오지 못해

정거장을 지나치는 소심함,

식당에서 주문을 해야 하는 시간,

소심함에 주문을 주저하는 상황,

모임에서 그림자로 존재하는 소심한

존재감 등등은 굳이 내향인의 성격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할 수 있는 일상에서 자신의

자아비판을 ’ 나는 나인 채로‘라는 인식으로

자신을 존중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고,

나의 본성적 자아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통찰에서 얻어지는 행복감의 성찰은 자존감을

올려주는 지혜였다.


자존감은 내적 에너지를 ’ 뿜뿜‘ 발산하는

상황에서도 느껴지지만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과 존중에서도 자존감의 정체성을

발견하기에 충분했다. 


 상대와 대화를 하는 언어적인 소통에서도

내향인과 외향인의 대화법은 다르다.

내향인의 대화법은 상대의 존재를

실시간 의식해 불편감과 무례함을

주지 않으려는 자아구속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상대와 관계가 친근하더라도

언어에서 ‘요’를 쉽게 빼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상대를 너무나 의식하는

예민한 내향인의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와타나베 준이치의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에

‘둔감한 마음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라는

한 줄이 강하게 다가왔다.

둔감함이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면 반면.

예민함은 상대를 배려해 주는 신이 주신

최고의 걸작이다.


예민함과 둔감함은 둘 중 어느 한쪽의

우선순위적 선택의 마음가짐이 아닌

인간관계에 있어 둘 다 꼭 필요한 내면의

필수 아이템인 것이다. 


 외향인에 비해 내향인이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존재적 활동은 조용하다.

그림자 표현과 같은 자아발산과 같지만,

국민 MC 유재석, 국민 아이돌 가수 아이유,

혁신 아이콘의 세계적인 기업가 일론머스크 등

모두는 소심한 내향적 성격이다.

그럼에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국내외 이슈를 몰고 다닌다.

내향인이라도 승부욕이 강하고

모험심이 충만한 에너지 소유자들이

있는 것이다.


성격이 소심한 내향인이라고

내면에 잠재해 있는 모험심과 도전 정신은

결코 약하지가 않다.

이것은 외향인 주류의 사회적 인식 오류일 것이다.  

내향인은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외향적인

사람을 동경하는 편이다.

그러나 외향인은 오지랖과 친근함의 경계가

희미해서 관계의 실수가 많기 일쑤며, 

말도 많이 하는 도중에 상대에게 무례함을

주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외향인은 그래서 내향인 보다

더 피곤할지 모른다.

친근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해야 하고, 말을 많이 하면

실수가 꼭 한 번씩은 발생한다.

많은 말은 친근함의 기준이 아니다!

그래서 외향인인 내가 내향인에게 말하고 싶다.

“스스럼없이 말을 못 하고,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고 조용한 그 자체로

매력이 있다고. 외향인은 내향인의 말 없음이

신중하게 보이고 오히려 더 신비스럽게 보인다고.” 


 심리학자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기준을 정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오히려 자신의 참자아를 발견하기 위해서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자아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수용할 때

참자기가 된다고.


외향인의 시선과 가치 판단이 주류인

 21세기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

내향인이 추구해야 할 지평은

외향인 닮아가기가 아닌 내향인의

 본성적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배우고 그것을 삶의 구조화로 세울 때

외향인과 내향인의 조화가 더 빛나지 않을까!  


 작가 김시옷의 ‘소심백서’는

제목 그대로 소심한 내향인을 넓고 깊은 각도로

다양한 삶의 패턴들을 통해

소심한 내향인이 실시간 느끼는 감정 상태를

느껴보았고, 그것이 결코 이상함이 아닌 다름이었음을 배우는 백서였다.  


 특히 ‘내향인의 속마음’에서는

외향적인 성격의 타인이 내향인과의

관계에서나 소통에서 의식하지 못하는

무례함은 내향인의 감정바다에 던져진 돌에 비유해 내향인이 성처받는 걸 모르겠지?‘라는 부분은

상대를 배려하는 나의 무뎌진 소통의 날을

세워주는 삶에 뜻밖의 선물이 되었다. 


 작가 김시옷이 전해주는 잔잔하지만 임팩트 있는 그림에세이 ‘소심백서’는 내향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격의 스펙트럼에 따라

다양한 삶의 태도와 방식이 우리 각자가 살아가는

사회의 다양성이고 평등이며 그것이 진정한 자유임을 전해주는 삶의 지침서와 같았다.


시인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말하는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라는 한 구절에서도

우리는 모두가 서로 사랑하는 존재였다.

나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성격이 표현하는 삶의 방식에서‘외향인은 옳고

내향인은 그르다’를 떠나  모두가 동일한 삶의

가치임을 배우면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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