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진짜를 찾기보다 먼저 진짜가 되어라
이 문장은 니체가 말한 자기 창조의 핵심을 담고 있다. 니체에게 진짜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정답이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힘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려 하는지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진짜를 ‘발견’하려는 태도는 결국 자신을 군중의 가치에 종속시키는 방식이며, 진짜를 ‘창조’하려는 태도만이 인간을 강하게 만든다. 그래서 진짜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기로 결정하는 그 순간에만 존재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오랫동안 진짜를 찾는 사람에 가까웠다. 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어떤 태도가 멋있다고 여겨지는지, 어떤 방식의 사람이 인정받는지를 먼저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은근히 ‘경쟁을 피하지 않는 남자다움’ 같은 외부적 진짜를 좇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강해야 하고, 이겨야 하고, 전력을 다해 부딪히는 것이 진짜 남자의 모습이라는 사회적 기준을 나도 모르게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나는 그런 방식의 경쟁을 좋아하지 않았다. 소모적 경쟁은 나에게 에너지를 주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나는 경쟁을 피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방식 자체가 나의 힘이 발휘되는 자연스러운 방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당시의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외부 기준을 ‘진짜’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못하는 영역에서 실패할까 봐 두려워했고, 그런 실패가 남성성의 결핍처럼 보일까 봐 불편했다. 그러다 보니 한편으로는 “전력을 다하고 실패하면 약함이 드러난다”는 생각 때문에 힘을 아끼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하지 않는 건 가짜처럼 보일 수 있다”는 불안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모순된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이 시기는 회피가 아니라, 내가 군중 가치에서 벗어나 나만의 방향을 찾기 시작한 초기 단계였다.
니체식으로 해석하면 나는 ‘내가 가진 힘의 형식’을 잘못 읽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경쟁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는 힘이 아니라, 의미를 만들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외형적으로 강해 보이는 진짜가 아니라, 내 힘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방향에서만 드러나는 고유한 형식이 따로 있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나는 진짜를 찾는 사람이었고, 인정한 후에야 비로소 진짜가 되어가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진짜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진짜는 어딘가에 숨어 있는 정답이 아니며, 남들이 정해놓은 이미지도 아니다. 진짜는 내가 만들어내는 형식이고, 나의 힘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곳에서 시작된다.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약함이 아니며, 나의 형식일 뿐이다.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은 회피가 아니라 힘에의 의지의 첫 형태다. 니체가 말한 ‘되기’란 바로 이러한 방향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그 방향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그 흐름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진짜는 찾는 것이 아니라 결정하는 것이다. 결정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진짜는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남이 정해준 진짜를 좇는 사람이 아니라, 내 힘의 흐름을 기반으로 나를 창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진짜를 찾기보다 먼저 진짜가 되어라”는 완성을 요구하는 명령이 아니다. 나라는 존재가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을 내딛으라는 요청이다. 나는 그 요청을 받아들였고, 지금 내가 만드는 나만의 진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