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여행
하와이 호노룰루의 대표적인 산 <다이아몬드 헤드>를 끼고 카할라비치에 자리 잡은 카할라호텔과 리조트를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탄다. 지도상으로 버스에서 내려 25분 정도 걸어야 하는 길이지만 그 주변이 부촌으로 소문난 지역이라 집 구경도 하고 천천히 걸어가리라 마음먹는다. 카알라몰까지는 무사히 버스에서 내렸으나 땡볕을 걷는 것이 힘들 것 같아 우버택시를 부르려다 집들이 너무 예뻐 걷기로 결심한다. 나처럼 걸어서 가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도에 의존해서 걸어가며, 집들 사진도 찍고 뜨거운 햇살아래 펼쳐지는 담장의 꽃들을 바라보며 걷는다. 각자의 개성 있는 집들이 주인의 성격처럼 대문부터 아름답게 장식되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담벼락이나 지붕 위에 장식한 산타클로스와 크리스마스트리가 맑은 하늘아래 빛나고 있다.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들의 삶이 갑자기 궁금해진다. 열대지역의 뜨거운 태양 아래 크리스마스를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주변경치가 아름다워 여유롭게 카할라비치에 도착한 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무한한 바다가 펼쳐지고 키 큰 야자수가 듬성듬성 있는 넓은 공간에 몇 개의 벤치만이 사람을 기다리는 듯 놓여있다. 사람이 보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 풍광이 날것으로 펼쳐진다. 파란 바다가 펼쳐진 광활한 푸른 잔디밭에 이끌려 발을 디디며 한 편의 영화 주인공이 되어 벤치에 앉았다. 이곳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파도가 잔잔하고 사람이 적어 명상이나 산책할 때 너무 좋을 것 같은 경치였다. 이런 좋은 곳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 신기하다. 주변을 살펴보니 수영을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반대편 나무그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정말 평화스러운 멋진 모습이다. 하늘과 구름이 조화를 이루고, 파란 바다와 푸른 잔디 그리고 점점이 장식된 야자수 나무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그 장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그늘에 잠시 앉아있다가 호텔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가는 길에 유명한 Waialae Country Club 골프장도 보인다. 1927에 설립되어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클럽으로 코스가 풍광이 뛰어나고 PGA투어 개최지로도 유명하며 무수히 많은 골프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경치 좋은 곳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말이 실감 난다.
1964년 오픈한 이래로 각국 국빈이나 유명인사들이 방문한 오아후의 가장 클래식하고 명성 높은 럭셔리 리조트 중 하나인 카할라 호텔과 리조트는 입구에 들어서자 화려한 크리스마스로 장식들로 맞이한다.
카페 근처로 옮겨 자리에 앉아 몸을 쉬고 있는데 앞 수영장의 돌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이 보인다. 날렵하게 움직였다가 배를 내밀고 배형을 하듯 움직이는 처음 보는 돌고래 모습이 신기하다. 친근함을 보이기 위해서나 기분 좋을 때 돌고래들이 배를 내밀고 수영을 하는 행동이라 한다. 돌고래 체험프로그램도 있어서 체험 중인 남자가 훈련사와 돌고래를 만지며 수영하는 모습도 보인다. 무심히 넋을 잃고 보다 가까이 내려가보니 마침 돌고래 훈련사들이 돌고래를 훈련시키고 있었다. 수영장 세 곳에 분산된 훈련사들이 돌고래가 다가와 입을 벌리며 먹이를 먹기위해 입을 벌리자 훈련사가 먹이를 주며 한쪽 방향으로 물을 탁 치니 그쪽 방향을 향해 쏜살같이 헤엄쳐 다른 훈련사에게 먹이를 얻고, 다시 먹이를 주며 다른 쪽 훈련사 방향으로 물을 튕기니 물치는 방향으로 돌고래가 움직였다. 돌고래가 영리하다더니 물의 움직임으로 훈련사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도 신기하였다. 특히 이렇게 먹이를 먹은 후 멀리 날아올라 몇 바퀴 몸을 돌리는 모습은 최고였다. 칭찬은 돌고래를 춤추게 한다라는 표현이 떠오르게 한다. 춤을 추는 돌고래의 모습은 훈련이라기보다는 그 모습에서 기쁨으로 솟아올라 춤을 추는 인상을 주었다.
돌고래쇼를 본 후 해변으로 향하니 카알라 비치에 왜 사람이 없었는지 이해가 된다. 여행객들이 카할라 호텔에 있는 해변에 모여 죽 늘어선 파라솔 아래 하얀 의자에 몸을 누워 하와이의 태양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백사장을 따라 걸어가니 약간 튀어나온 섬처럼 조그만 산책길이 있었다. 이곳이 지금까지 하와이에서 본 최고의 경치였던 것 같다. 한편에는 다이아몬드 헤드산이 배경으로 서있고 바다와 구름이 서로 맞닿아 있으며 야자수가 배경에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거의 모든 커플들이 이곳에서 배경을 사진으로 서로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나에게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커플에게도 흔쾌히 Of course를 외치며 그들의 시간을 눌러준다. 엄지 척을 하며 사라지는 그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나중에 다시 하와이에 올 기회가 생긴다면 카할라 호텔의 숙소를 이용하리라 생각해 본다.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잘 갖추어져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면 좋을 것 같고 와이키키의 화려함과 분주함에서 벗어난 여유와, 시간의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는 평화로운 이곳에서 지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필요하겠지 생각하며 돗자리를 펼쳐 앉아 다시 올 수 없는 이 소중한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바다가 붉은빛으로 물드는 광경을 보고 싶었다. 가끔은 무지개도 바다에 걸려 아름다움을 더하리라.
하와이의 겨울밤은 5시부터 어두워지고 버스도 일찍 끊기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앉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몸에 충전을 해서인지 돌아가는 길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여행 중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방문하리라 마음먹으며 버스 정류장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