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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현 김미숙 Sep 02. 2024

오비도스 : 포르투갈 리스본 근교

포르투갈 여행

리스본 공항에서 1시간 이상을 달려 리스본 근교마을 오비도스(Obidos Village)에 도착했다. 공항 근처의 풍경과는 다르게 중세 시대의 성으로 둘러싸인 예쁜 마을이었다. 언젠가 TV에서 포르투갈 현지인 추천받아 이 마을을 방문하는 연예인들을 보았었다. 현지인들이 추천할 정도로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이었고, 산타마리아 성당이라는 역사적인 오랜 성당을 간직한 마을이었다.

Obidos라는 말은 포르투갈어로 요새라는 뜻으로 마을 끝 부근에는 긴 성벽이 이 마을을 감싸고 있었다. 게르만과 무어인의 침략을 아오던 마을이 12세기 독립하여 귀족들이 거주하는 마을로 성역화되었다고 한다. 1210년 아퐁소 2세가 우레카여왕에게 이 마을을 선물한 후 여러 왕들이 왕비에게 선물하는 전통이 이어졌으며, 특히  1282년 디니스왕이 이 마을에 반해 그의 왕비 이자벨에게 결혼선물로 주어 이 마을은 "왕비의 마을"혹은 "여왕의 도시"로 오랫동안 불려 왔다고 한다.

가이드가 포르투갈을 상징하는 수탁의 깃발을 높이 들고 안내해 흥미로웠으며  그 수탉 깃발을 따라 동화마을 같은 오비도스의 마을을 화창한 하늘과 함께 걷는다.

성곽으로 향하는 문에는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남자의 부드러운 음성이 맨 먼저 맞아준다. 자유롭게 거리에서 버스킹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여유로운 예술의 영혼을 함께 감상하는 듯하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이란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인가? 성곽문을 벋어나자마자 눈앞에 영화 속 마을이 펼쳐진다. 그  마을 위로 파란 하늘에 조그만 구름들이 예쁘게 장식되어 있다.

좁은 골목부겐베리아가 화려하게 피어있고 상가가 양옆으로 길게 이어진 오비도스 마을은 유럽 특유의 감성이  골목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양쪽으로 예쁜 가게와 레스토랑이 골목을 살아있게 하고 그 앞에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우리는 늦은 점심을 위해 골목 중간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좁은 레스토랑이지만 아기자기하게 동화 속처럼 꾸며져 있었다. 맨 처음 우리를 반긴 것은 초콜릿잔에 담긴 진자술이다.

진자술은 체리를 알코올과 설탕에 담가 발효시켜 만든 술로 진한 체리향과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특이한 것은 이 술을 작은 초콜릿 컵에 담아 마시는 것이다. 앙증맞게 귀여운 초콜릿 잔을 들어 체리향을 맡은 후 술을 마시니 기분 좋은 알코올이 목을 뜨겁게 적시며 달콤함으로 입안이 가득했다. 안주로 초콜릿잔을 먹으니 달콤함이 배가되어 피곤이 스르르 녹는 듯하다. 포도주와는 다르게 체리로 술을 만든 것과 초콜릿잔을 사용한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한잔으로 아쉬워  더 주문하여 마셔본다.

맛이 달콤해 기념으로 하나 구입하였다.

식사는 포르투갈의 전통음식인 바칼라우(Bacalhau)라는 대구요리였다. 소금에 절인 대구를 튀겨서 만든 음식인데 포르투갈 여행 시 많이 먹은 음식이다.

식사 후 산타마리아 성당으로 향한다. 아폰스5세와 이사벨의 결혼식을 위해 세워졌다는 하얀 성당은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커다란 나무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성당은 마누엘. 바로크,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로 성당 내부에 들어가니 맨 먼저 포르투갈의 고유의 아줄레주로 장식된 벽과 황금으로 장식된 제단이 눈에 들어온다.

오비도스는 노랑과 파랑으로 건물  테두리를 두른 아름다운 마을이다. 상점들은 각기 고유의 개성으로 꾸며져 있고 특히  Comur(정어리 ) shop은  포르투갈의 대표 음식답게  정어리 통조림 캔을 책처럼 쌓아놓고 통조림의 케이스를 화려하게 장식하여 통조림 가게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책을 쌓아  진열해 놓은 것 같은 아름다운 가게로 들어가니 점원은 국적을 물어보더니 한국어 팸플릿을 보여준다. 캔으로 포장된 그림들도 관광객의 마음을 훔치게 할 뿐 아니라 상점들어서자  화려한 서점에 들어온 듯하다.



정어리 통조림을 이렇게 화려하게 꾸며놓은 나라가 있을까? 멋진 쇼핑전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하얀 젖소를 shop앞에 놓은 상점은 다이소와 같이 저렴한 상점을 의미한다고 한다, 일본이 만든 다이소가 있다면 스페인에 본사를 둔 도매처럼 저렴한 물건들을 판다는 스페인산 다이소인가 보다.

곳곳에 보이는 상점들을 들어가 보다가   오비도스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멋진 수탉을 조심스럽게 집어든다. 붉은 벼슬을 꼳꼳하게 세운 수탉은 정의와  믿음, 행운을 상징한다고 한다. 한 순례자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할 위기에 처하자  구운 수탉이 울면 자신이 무죄라는 것을 증명할 거라고 했다. 놀랍게도 구운 수탉이 울어  순례자는 무죄를 입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십자가 대신 수탉이 올라간 교회를 보며 항상 궁금했는데 포르투갈에 와서 그 해답을 찾은 것 같다.

나도 행운을 기원하고 오비도스를 기억하기 위해 잘생긴 수탉 하나를 구매한다.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예쁜 상점들을 더 보고 싶었다. 각각의 개성이 묻어나는 예쁜 소품가게들을 스쳐 지나간다.

상점을 따라 걷다 보면 긴 성벽으로 둘러싸인 계단이 나온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가니  주홍빛 지붕으로 덮인 오비도스의 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뜨거운 태양아래 꽃으로 장식된 마을은 예쁜 구름들이 어우러져 서로 다정하게 속삭이는 듯하다. 그림자로 길게 드리워진 성벽은 묵묵히 이곳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했다.

좁은 골목 사이사이 꽃들에 둘러싸인 주택들과 그 아름다운 집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정겹다. 관광객들이   여유 있게 마을을 즐기고 밝은 햇살아래 펼쳐진 마을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  중세로 온 듯한 마을을 뒤로하고 에코아도르 7세 공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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