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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석 Aug 04. 2022

일반칫솔과 전동칫솔

건강한 치아 관리

예전에도 칫솔을 사용했을까요? 인류가 만든 최초의 칫솔은 기원전 3천 년 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것으로 한쪽이 부드러워진 볼펜 크기의 나무 막대기였습니다. 아마도 나무의 한쪽을 씹거나 다져서 부드럽게 만들어 칫솔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솔의 형태로 된 칫솔은 16세기경 중국 역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돼지의 뻣뻣한 털을 대나무나 뼈로 만든 손잡이에 박아서 칫솔로 사용했습니다. 이런 형태가 유럽으로 전해진 것으로 보이며 유럽에서는 뻣뻣한 것보다는 부드러운 말 털을 이용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동물의 털이 세균의 온상임이 19세기 세균학자인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 알려지면서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때 마침 등장한 것이 1930년대 발명된 나일론입니다. 

‘기적의 칫솔’로 불린 이 나일론 칫솔은 1938년 미국에서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동물 털로 만든 칫솔은 비싸고 시간이 지나면 쉽게 약해져서 문제가 많았는데 모두 해결된 것입니다. 여전히 동물 털로 만든 칫솔이 생산되고는 있습니다. 명품 칫솔이라고 불리는 것들 중에 돼지털이나 오소리 털로 만든 제품이 아직 나오고 있지요. 칫솔 하나에 몇 만 원씩 합니다. 천연모여서 좋다고 제조사에서는 이야기 하지만 치과의사로서 권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일반칫솔 외에 전동칫솔의 사용자가 갈수록 늘고 있고 이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전동칫솔의 종류도 많아지고 광고도 많이 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전동칫솔의 사용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과연 전동칫솔과 일반칫솔 중에 어떤 것이 더 잘 닦이고 치아 관리를 하는데 더 좋은 것일까요?


이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즉 전동칫솔이냐 일반칫솔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칫솔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인 것입니다. 초기의 전동칫솔은 장애인이나 손놀림이 부자연스러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전동칫솔의 기능이 너무 단순하고 거칠어 자칫 치아를 마모시키는 일이 많았습니다. 싸구려 복제품들은 칫솔모가 좋지 않아 치아와 잇몸을 더 좋지 않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저도 전동칫솔을 많이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구두닦이 기계에 구두를 넣고 닦는 것보다 사람이 직접 광을 내는 것이 훨씬 잘 닦이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전동칫솔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음파가 나오는 전동칫솔의 경우에는 실제로 일반칫솔에 비해 치아와 잇몸의 박테리아 층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음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제품에는 ‘Sonic~’이라는 말이 보통 붙어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음파전동칫솔의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릴 때부터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전동칫솔을 사용할 때의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면 칫솔질을 싫어하는 아이가 전동칫솔을 재미있어하면서 잘 사용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손놀림이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닦아야 할 부위에 접근하면 저절로 닦이는 전동칫솔이 기능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동칫솔과 일반칫솔이 닦이는 정도가 상호보완적이라서 같이 사용하는 경우에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즉 손으로 잘 안 닦이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작은 칫솔모를 갖고 있는 전동칫솔을 갖다 대면 진동을 하면서 그 부위를 닦을 수 있겠지요.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전동칫솔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직접 손놀림으로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칫솔질은 손가락과 손목, 팔목 등을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고난도의 관절 운동입니다. 젓가락질을 잘하는 우리 민족이 뛰어난 두뇌를 가지는 것처럼 어렸을 때 이러한 칫솔질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동칫솔이든 일반칫솔이든 어떤 것이든 간에 식후에 그리고 자기 전에 반드시 정성껏 구석구석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치아 사이에 공간이 많거나 음식물이 고이는 경우에는 구강세정기(워터픽, 아쿠아픽)를 사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치실과 혀 닦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내게 맞는 칫솔 고르기 - 치과 진료실 엿보기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칫솔의 종류는 어림잡아 300개가 넘습니다. 생김새도 다르고 저마다 장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막상 선택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칫솔질 선택은 어떻게 해야 맞는 것일까요?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칫솔은 크기, 생김새, 칫솔모의 소재와 밀도, 강도가 다른데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별로 치아와 잇몸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칫솔도 그 선택이 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1. 담배 피우면 강한모, 이가 시리면 부르러운모


칫솔은 모의 강도에 따라서 세 가지로 보통 나눌 수 있습니다. 강모, 일반모, 부드러운모입니다. 강모는 치아에 플라그가 많이 붙는 사람, 담배를 피워서 착색이 심해지는 사람에게 적당합니다. 다만 강모를 사용할 때에는 잇몸을 너무 세게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잇몸이 예민하거나 이가 시린 사람은 부드러운모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드러운모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프라그 제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치아 한 면당 칫솔질 횟수를 2배 정도 늘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가 시리지 않고 플라그가 많이 생기지 않는 사람은 일반모를 사용하면 됩니다.


2. 턱이 좁으면 칫솔 헤드가 작은 것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아래턱이 좁습니다. 유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칫솔 헤드가 너무 크면 어금니 안쪽까지 닿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치아 2~3개 크기의 헤드를 고르면 되지만 턱이 좁은 경우에는 이보다 작은 1~2개의 크기를 골라야 합니다.


3. 손잡이는 미끄러지지 않고 대는 충분히 긴 것


손잡이는 손에 잘 잡히는 굵기여야 합니다. 너무 가늘면 손에서 겉돌아 3분 이상 칫솔질을 하면 손목이 아프게 됩니다. 어금니 가장 안쪽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길이는 충분히 긴 것이 좋습니다.


4. 교정치료 시, 의치 사용 시에는 특수 칫솔

교정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철사와 브라켓 사이의 플라그를 잘 제거할 수 있는 특수한 모양의 칫솔을 사용해야 합니다. 의치를 닦을 때에도 일반 칫솔이 아닌 틀니용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전동칫솔은 선택적으로 사용


전동칫솔은 본래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손을 잘 쓰는 사람이 처음부터 전동칫솔을 쓰는 것은 고급 손세차를 하지 않고 값싼 자동세차를 선택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어설픈 손세차보다는 자동세차가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전동칫솔은 이를 너무 닦기 싫어하는 사람이나 자세히 알려줘도 제대로 닦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치실, 치간칫솔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일본의 치주병 학회지에 따르면 칫솔질만 사용했을 때 플라그 제거율이 60%인 것에 비해 치실을 사용할 경우 86%,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경우 95%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간칫솔은 치아 사이에 넣었을 때 빡빡한 느낌이 없이 부드럽게 삽입되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가장 가는 치간칫솔도 들어가지 않는 곳은 치실을 써야 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잇몸병이 진행된 사람이 아니면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치아가 맹출해서 인접한 치아가 생기는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치실은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했을 때 치아 사이가 더 벌어진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하지 않을 경우 염증에 의해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치아 사이의 치간골의 소실을 야기하는 플라그가 치실에 의해 제거되면 잇몸의 부착이 좋아지고 오히려 치아가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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