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나이에 칫솔질을 배워?

건강한 치아 관리

치과에 오는 분들에게 꼭 가르치는 것이 있습니다. 칫솔질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치실과 치간칫솔, 전동칫솔 등의 보조 용품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한 교육이 그것입니다. 치과에서 시행하는 칫솔질 교육(TBI, tooth brushing instruction)은 어떻게 보면 마치 초등학생에게 처음 칫솔질을 가르쳐 주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이 기본적인 교육이 다시 필요한 것은 잘 훈련되지 않은 상태로 너무 오랜 시간, 잘못된 칫솔질이 습관이 되어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루 세 번 이상 열심히 닦는다고 말씀은 하시는데 실제로는 제대로 닦아야 할 부위가 전혀 안 닦이는 분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잘못된 방법으로 엉뚱한 곳만 잔뜩 거품을 내어 문지르고는 마치 잘 닦은 것처럼 스스로 느낄 뿐입니다. 실제로 TBI 교육을 해드리면 처음에는 어색해하다가도 지금까지 잘못된 방법으로 이를 닦았다 하시고는 고마워합니다. “왜 내가 이 나이에 이런 것을 다시 배워?”라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치아를 잘 닦는지 아닌지 금방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치석이 잘 생기는 부위가 얼마나 깨끗하냐를 보는 것입니다. 그 부위가 깨끗하다면 대체적으로 관리가 잘되는 분이니까요. 그 부위는 아래 앞니의 안쪽, 위 큰 어금니의 바깥쪽입니다. 이 부위는 침샘이 나오는 구멍이 가까운 곳입니다. 침에는 점액질이라고 하는 뮤신(mucin) 성분이 있는데 끈적끈적한 침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점액질은 음식물과 치태가 잘 뭉치게 하고, 치태끼리도 뭉치게 하는 성질이 있어서 치아에 잘 달라붙게 됩니다. 타액 내의 칼슘 성분까지 흡수해서 돌처럼 단단하게 되어 치석(calculus)이 되는 것이지요.

칫솔질을 자주 한다고 이를 잘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칫솔질은 횟수보다는 시간이, 시간보다는 정확한 방법으로 닦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대부분 칫솔질을 하라고 하면 칫솔에 치약을 듬뿍 바르고 앞니 바깥쪽이나 어금니 윗면의 씹는 부위를 먼저 닦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칫솔을 치아에 평행하거나 수직으로 움직이지요. 이 방법은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생각보다 영향이 큽니다. 너무 쉽다고 무시하지 말고, 다음 내용대로 칫솔질을 한번 해보세요. 이것은 아이들에게도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방법으로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젓가락질을 잘하는 우리 민족이 머리가 좋고 손재주가 좋은 거 아시죠? 젓가락질이 손가락을 자극하는 운동이라면 칫솔질은 손목을 입체적으로 움직여주는 운동입니다. 칫솔질을 잘해도 머리가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치약은 칫솔모 속으로 짜 넣어서 이를 닦으면서 자연스럽게 계속 스며 나오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칫솔모에 치약을 짤 때에는 위에 듬뿍 짜는 것이 아니라 칫솔모 사이사이에 스며들도록 짜 넣어야 합니다. 거품이 잘 나라고 물을 묻히는 분이 많은데 치약의 성분이 많이 희석되어서 효과가 떨어집니다. 피부를 닦는 클렌징 오일이나 클렌징크림에 물을 섞진 않잖아요? 이렇게 해야 치약의 마모제 등의 성분이 서서히 나오면서 칫솔질하는 모든 부위에 골고루 퍼지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 안의 침에 의해 성분이 약화되기 때문에 초기에 치석이 많이 생기는 곳. 즉 단단한 치태가 많은 부위를 먼저 닦는 것이 좋습니다. 

치태 제거 효과는 치실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크게 증가합니다.

아래 어금니 안쪽과 앞니 안쪽, 위 큰 어금니 바깥쪽을 먼저 닦는 것이 좋다는 것이지요. 치아면에 수직으로 위치시킨 칫솔을 잇몸을 향하도록 45도쯤 기울여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와 잇몸을 동시에 닦는다는 기분이랄까요? 치아 사이가 더 잘 닦일뿐더러 잇몸에도 적절한 자극을 주어서 잇몸병 예방에도 좋답니다. 아래와 윗니의 안쪽은 각도를 좀 더 주어서 마치 털어내듯이 칫솔질을 하는 것이 치태 제거에 더 좋습니다. 칫솔질 방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회전법과 바스법, 이를 합한 변형 바스법, 그리고 치아 사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닦기 위한 와타나베 법이 일반인들에게 주로 소개되는 칫솔질 방법입니다. 어느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떠세요? 습관적으로 하고 있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했던 분 많으시죠? 칫솔질뿐 아니라 치간 칫솔, 치실도 사용법에 대해서 잘 배우셔야 합니다. 습관적으로 굳은 손놀림을 이제 좀 풀어주세요.

치실을 중지에 묶고 앞니는 검지와 엄지로 잡고, 뒤쪽 구치부는 검지로만 조절하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치실은 치아 면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바깥에서 안쪽으로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