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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첫마디

건강한 치아 관리

by 김동석

나폴레옹이 아내 조세핀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 중 충격적인(?) 것이 있습니다. ‘내일 저녁, 파리에 도착할 것이니까 목욕하지 말고 기다리고 있으시오’라는 구절입니다.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목욕재계하고 갖은 향으로 치장하고 기다려야 할 텐데 목욕을 하지 말라니요? 나폴레옹은 조세핀의 체취가 일종의 최음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연인의 체취를 맡아야만 성욕이 제대로 해소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 그런 독특한 취향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라투르의 '벼룩 잡는 여인'(1638) 당시에는 목욕을 하기 쉽지 않아 몸에서 나는 체취는 일반적이었다.

이런 ‘체취변태(?)’는 영국 왕 에드워드 7세가 단연 선두입니다. 여름날 오후에 혹시라도 ‘생각이 나면(?)’ 애인에게 두꺼운 옷을 입히고 먼저 산책을 시켰다니 말입니다. 에드워드 7세에게는 여인의 땀 냄새가 최고의 최음제 역할을 한 것입니다.


더 황당한 것도 있습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사랑의 사과’라는 풍속도 있었다고 합니다. 작은 사과를 겨드랑이에 넣고 활동하면서 땀과 냄새를 배게 하여 연인이 먹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그것은 최상의 선물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사실이었다니 어쩝니까?


특히 여성은 습한 몸의 구조 때문에 체취가 더욱 강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보스니아에서는 좋은 냄새가 나는 여인을 최고의 정부로 꼽았으며, 섹스산업의 메카인 일본에서는 이러한 체취도 상품화하여 젊은 여성들이 입던 속옷까지 캔에 포장하여 자판기로 판매한 적도 있습니다.


냄새는 후각을 자극하는 동시에 대뇌에 영향을 주어 시각적인 상상력을 배가시킵니다. 오관(五官)이 동원되는 종합 행위인 섹스에서 체취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체취 중에서 유독 불쾌감을 유발하여 대인관계에서는 물론 심지어 섹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입에서 나는 입 냄새(구취)입니다.


섹스를 할 때 코로 숨을 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입으로 숨을 쉬어서 냄새에 민감해지지 않기 위한 것이랍니다. 자칫 상대방에게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맡게 되어 자신의 성욕이 저하될까 봐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글쎄요, 만약 본인에게서 입 냄새가 안 난다면 나쁘지 않은 방법 같습니다만, 정작 본인이 입 냄새가 심하다면 자신의 성욕을 위해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심술쟁이 섹스광이 아닐까요?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95%가 적어도 한두 번은 입 냄새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고, 그중 40%는 심각하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입 냄새의 90% 정도는 그 원인이 입 안에 있습니다.


입 냄새의 주범은 충치, 잇몸질환, 보철물, 부정교합 등으로 인한 구강질환입니다. 그 외에도 입 냄새는 양파, 계란, 겨자 등의 향이 강한 음식이나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먹고 나면 더 심해집니다. 반대로 배가 고플 때에도 입 냄새가 심해집니다. 배가 고프면 몸속의 지방이나 단백질이 분해되어 그 대사물질이 폐를 통해서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여성들 중에서는 생리기간 중에 입 냄새를 호소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생리 기간 중에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체내의 황화합물을 증가시켜 입 냄새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가 있으신 분들의 경우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탄수화물을 잘 분해할 수 없어서 지방의 대사가 활발해집니다. 이때 아세톤 냄새나 연한 과일향의 냄새가 납니다. 간염이 생기거나 간경화가 있는 경우 메르캅탄이라는 물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이를 해독시킬 수 있지만 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해독이 잘되지 않아 입 밖으로 달걀 썩는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술이나 담배도 입 냄새의 주범입니다. 이밖에도 항우울제, 고혈압약, 항히스타민제, 피임약 등을 장기 복용한 경우,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에도 모두 침의 분비가 적어져 입 냄새가 심해집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우에도 입 안을 약산성으로 만들어 세균이 증식되어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침은 입 안을 깨끗하게 세정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침이 마를 정도로 말을 많이 하는 분이나 그런 직업을 가진 분은 특히 입 냄새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밤에 잘 때는 이러한 침의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에 자정 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첫마디를 할 때, 입 냄새가 유독 심하게 됩니다. 특히 자기 전에 이를 구석구석 완벽하게 잘 닦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심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첫마디는 누구에게 하십니까? 신경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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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구취) 없애기 - 치과 진료실 엿보기


대화가 아주 중요해진 현대 사회에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입 냄새는 대인 관계에서의 대화를 꺼리게 하고 자신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사귀고 있는 커플은 물론이고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은 영업사원이나 교사 등에게는 입 냄새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인식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는 입 냄새는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취는 연령이나 남녀 구별 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중년 이후의 50% 이상에서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입 냄새는 일시적 혹은 지속적일 수 있고 전신의 생리적, 병리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거나 구강 안의 생리현상 혹은 질병으로 인한 병리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속적인 구취는 어떤 질환이 내재한다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일시적인 경우, 즉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냄새(아침에 일어나 눈을 떴을 때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하지 마세요. 그냥 미소 지으세요. 그게 점수 따는 겁니다)나 혹은 여성들의 생리주기에 따른 구취는 구강을 청결하게 하고 구강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쉽게 치료되지만 때로는 병리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효과적으로 구강 내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칫솔 이외에도 치실, 치간칫솔과 혀클리너 등을 쓰셔야 합니다.


지속적인 구취의 90% 이상이 치과와 관련된 질환으로 생기기 때문에 입 냄새가 난다면 우선은 치과의사와 상담해 볼 것을 권해 드립니다. 사람들은 대개 타인의 입 냄새는 쉽게 알아내지만 자신의 구취는 잘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의 후각은 다분히 경험적이어서 냄새에 계속 노출되어 있으면 더 이상 새로이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구취 자가 진단법으로는 자신의 손목을 혀의 뒷부분으로 핥고 냄새를 맡아보거나, 침을 뱉은 후 냄새를 맡아보아 알아볼 수도 있고 구취 측정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구취는 휘발성 황화합물(Volatile Sulfur compounds, VSC)라는 일차적 냄새 유발 물질이 형성되어 나오는데 주로 구강 내 미생물에 위한 부패 과정에서 생성됩니다. 불량한 구강 위생, 잘못된 수복물, 충치, 잇몸 염증이나 구강건조증이 있을 때 VSC의 양이 증가하게 됩니다. 또 고단백 음식물, 잦은 식사 습관도 구강 안의 악취성 미생물을 선택적으로 증가시켜 구취를 유발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구취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방법은 의외로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일시적인 구취라면 치과의사의 처방에 따른 적절한 양치액 사용, 혀에 있는 설태 제거, 고단백 음식 대신 신선한 섬유질 야채 등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쉽게 치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구취인 경우는 우선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고 위에서 말한 처방을 함께 병행하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구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하게 상품화되어 나온 제취제나 구강 세정제만 보더라도 사람들의 관심이 몸에서 나는 냄새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일 구취가 있다고 생각되면 그 즉시 치과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무엇보다도 구취는 제거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과 자신감을 갖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자 혀로 손등을 핥고 냄새를 맡아보세요. 심한 냄새가 난다고요?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그 냄새로 말했을 겁니다.


구취 해결법 5 계명

1. 철저하게 양치질한다.

2. 물을 자주 마신다.

3. 과일, 채소 등 섬유질 음식의 섭취를 늘린다.

4. 커피, 탄산음료를 줄이고 차를 마신다.

5. 정기적인 치과검진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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