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음의 안부를 묻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해서 마음으로 끝이 난다.
그러니까 산다는 건 매일 마음을 쓴다는 뜻이고 삶은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아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도 자신의 마음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오히려 내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으며 여러 감정들이 뒤엉키는 마음을 건강한 방식으로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나는 무엇에 마음이 긁히는 사람인지, 누군가를 향한 부러움과 시기는 내 안의 어떤 결핍에서 시작되는지, 화가 날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람들은 대체로 잘 모른 채로 살아간다. 자신의 마음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은지 마음의 문제가 생길 때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쉽게 답을 찾지 못한다. 때론 타인의 시선이나 의견이 두려워 마음을 숨기기도 한다. 평생 마음을 한 번도 제대로 쭉 펼쳐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꾸깃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세상은 마음들이 모여 사는 곳인데 정작 우리는 내 마음조차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자신의 마음도 잘 모르면서 그저 막연히 누군가에게 마음을 이해받고 싶다고 말한다. 마음을 제대로 돌볼 줄도 모르면서 사랑을 하느라 다치고, 마음을 일으키는 방법을 잘 몰라서 좌절과 슬픔 앞에 하염없이 무너져 내린다. 그렇게 사는 일에 치이는 동안 마음은 계속 부서지고 조각나 버리고 우린 결국 마음을 영영 잃어버린 채로 살거나 원래 처음부터 마음이 없었던 것처럼 자신을 속이며 살아간다. 마음이 없이도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가끔은 웃기도 하면서 삶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몸 여기저기서 고장 신호가 시작되면 그제야 "아, 나 괜찮지 않구나."하고 뒤늦게 깨닫는다.
계속 마음을 모르 척하면서 살다 보면 결국 삶에 탈이 나기 시작한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건 물론이고 마음의 병이 시작되면 온전히 회복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몸과 마음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며 사는 게 좋지 않을까? 한 번뿐인 내 인생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이 사는 건 너무 슬픈 인생일 테니 말이다. 나는 무얼 좋아하는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슬플 땐 어떤 표정을 하는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언제든 스스로에게 묻고 답할 수 있어야 진짜 자신이 바라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때때로 가면을 쓰고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마음을 숨겨야 할 때도 있겠지만 마음을 알면서도 잠시 숨기는 것과 도통 어떤 마음인지 모른 채 사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니까. 내 마음이 지금 어떤지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만 자신이 바라던 인생과 진정한 행복에 닿는 삶이 될 수 있다.
나는 대체로 나를 싫어하는 날이 많았다. 어떤 날은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다가도 또 어떤 날은 나에 대한 실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내게 가장 큰 안티는 바로 나였다. 내가 바라던 모습과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현실의 나, 그 괴리감을 견딜 수가 없어서 스스로를 깎아내리거나 한심하다 여기는 날이 많았다. 사실 그 안에는 사랑받고 싶었지만 외면당했던 상처들이 있었고 살아온 날들 속에 해소되지 못했던 많은 감정들이 뒤엉켜 있었다. 제때 치유되지 못한 상처들은 자꾸만 나를 모나게 만들었고, 잦은 짜증이나 실패감 그리고 우울감을 데리고 와 일상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왜곡하거나 깊은 자기 연민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결되지 못한 마음들은 속속들이 헤쳐 모여 결국 가장 못난 나를 만들어 갔다.
나란 사람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생긴 걸까? 그렇게 내 안에 곪아있던 해묵은 감정들을 꺼내어 놓고 나를 천천히 들여다보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나는 나를 미워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나를 세심하게 들여다볼수록 내 인생의 서사가 만들어낸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내가 살아온 삶과 그간에 느꼈을 마음의 일들을 깨닫고 이해할수록 나는 나를 더 믿어주고, 기다려줄 수 있으며, 아끼고 응원해 주는 내가 될 수 있었다.
나를 잘 이해할 수 있어야 진짜 행복해질 수 있다.
삶은 어쩌면 평생토록 나를 알아가고, 배워가며, 나와 가장 친하게 지내는 연습을 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 과정 속에 슬픈 날도 기쁜 날도 더러는 벅차게 눈부신 어떤 순간들도 찾아올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갈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살다가 생채기가 나면 치유하는 방법도 익히고, 접혀있는 마음이 왜 그런지도 알아채주면서 마음이 온전히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내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면 다른 누군가의 삶도 기꺼이 안아 줄 수 있게 된다. 마음들이 사는 세상에서 내 마음 하나조차 어쩌지 못한다면 결코 다른 사람을 이해해 줄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자신의 마음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느끼고, 깨닫고, 알아가야 한다. 나에 대해 깊이 이해할수록 더 선명한 자신만의 의미를 가진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테니까. 이토록 피로하고 고단한 세상에서 매일 마음을 쓰며 살아야 하는 우리는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의 행복과 기쁨, 슬픔 그 수많은 마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는지, 절망과 분노에 휩싸일 때 그 감정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내 마음의 방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잘 알수록 세상의 일들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조금 더 자세히 나를 들여다봐주고 깨끗하게 마음의 방을 정돈해 주면서 내 안에 해묵은 감정들도 하나씩 해결하고, 털어내고, 더 좋은 마음들로 매일 새롭게 나를 채워가는 삶이 되는 것. 마음을 긁힐 때마다 연고를 바르고 다시 새살이 돋아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알고 있는 단단한 내가 되는 것. 그렇게 나를 잘 이해하고 마음을 부지런히 돌볼 줄 안다면 인생의 다음 페이지에 어떤 일들이 펼쳐진다고 해도 가장 나답게, 나다운 이야기의 삶을 완성해갈 수 있지 않을까?
더이상 접히고 긁히고 구겨진 마음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매일 예쁘게 반짝이는 마음을 꺼내어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