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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코어 운동

나를 지켜주는 건강한 마음

by 꿈꾸는 날들

저속노화 근테크가 유행이다. 요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몸의 노화를 경계하며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근육 1kg의 가치는 약 1,300만 원에 비유되는데 근육이 여러 질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30대부터 근육은 매년 1%씩 감소하고 60대 이후에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진다고 한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근육 부족으로 인한 근감소증, 골다공증, 당뇨 등 만성질환의 위험은 더 높아진다. 평균수명이 늘어갈수록 오래오래 사용해야 할 몸이 되도록이면 천천히 늙고 최대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도 그만큼 잘 관리하며 살고 있는 걸까? 하루에도 몇 번이나 접었다 펴졌다가 오르락내리락 쉬지 못하는 마음을 평균 80년 동안 상하거나 시들지 않고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해 우린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우린 너무 피로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피로사회>라는 책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떠한 성과를 내야지만 자신을 유용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성과 사회'라고 표현했다. 이 사회는 우리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 탓하게 만들고 자신의 쓸모를 어떤 일의 성과에서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혀서라도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행위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마음이 괜찮을 리가 있을까. 몸의 노화나 질병은 눈에 보이는 신호라도 있지만 마음이 시들고 병들어가는 걸 우리는 대부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 과도하게 피로한 사회에서 우리는 매일같이 자신과 타인의 삶을 비교당하며 산다. 내 의지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매일의 성과를 평가당하고, 보이는 모습이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살아간다. 초밀착으로 타인의 행복을 확대해서 알게 되고 보고 싶지 않아도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상대적 불행과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마음이 중심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우리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러니 늘 고단하고 지쳐있을 수밖에.


하지만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비교와 실패, 가난 혹은 좌절이 돌부리처럼 문득문득 튀어나와 발을 걸어 넘어뜨려도 이따금 다시 일어나 자신만의 삶을 지켜가는 사람들 말이다. 모든 상황을 남탓하며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들은 불만을 삶의 중심에 두고 늘 억울해한다. 하지만 바꿀 수 없는 상황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단단히 세우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면 삶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둔다.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 계속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들여다보며, 돌볼 줄 안다. 통제할 수 없는 인생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관리하는 것에 오롯이 집중한다. 마음의 상태를 잘 알고 있으며 제대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묵묵히 나아간다.


결국, 사는 일은 모두 마음에 달려있다.


마음을 얼마나 잘 데리고 사는지에 따라 건강한 인생이 될 수도 있고 아프게 시들어가는 인생이 될 수도 있다. 슬픔과 좌절, 고통과 분노 그리고 무수한 불온의 감정들이 휘몰아쳐도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마음에서 비롯되고 많은 것들이 마음으로 인해 변하고 달라진다. 이토록 중요한 마음을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킬 수 있으려면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몸이 그렇듯 마음도 결국은 조금씩 늙는다. 나이가 들수록 피해 갈 수 없는 노화는 마음에도 흔적을 남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믿음도 작아지고 젊은 패기나 열정도 조금씩 줄어든다. 하지만 마음의 코어가 튼튼하면 아무리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른다 해도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 나를 만들 수 있다.


마음의 코어 운동.


마음을 지킨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고 쫓기고 조급해지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비교하는 마음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그것에 휘둘리며 살지 않으려는 노력은 할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을 타인에게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어떤 결과보다 노력했던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에 대한 긍정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고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에 대한 믿음,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마음이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 타인의 성취나 세상적인 기준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게 하며 크고 작은 상처나 실패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런 마음이 밑바탕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결코 무너지지 않는 인생이 될 수 있다. 이토록 피로한 세상에서 마음을 지키며 사는 일. 뿌리가 단단한 내가 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마음의 코어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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