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좋아

긍정의 회로 장착하기

by 꿈꾸는 날들

요즘 어떤 문제나 난관에 봉착하면 "오히려 좋아"라는 마음을 장착한다. 사는 일이 대체로 마음처럼 되질 않고 하나의 산을 넘으면 또 하나의 산이 나타나고 결국 인생은 정신 승리를 해야만 버틸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에 퍽퍽해질 때면 자꾸만 내 안에서 불평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두운 생각들은 자꾸만 나를 소진시키고 의욕을 잃게 만든다. 툭툭 털고 일어나려 애쓰는 마음을 계속해서 끌어내려 주저앉힌다. 모든 의지가 소멸되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우울한 생각에 오래 잠식되지 않으려면 마음을 다잡고 기어이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그리고 그 한 걸음을 내딛는 일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마음이 바닥에 완전히 주저앉아 버리면 다시 일어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 나는 늘 미연의 방지책 같은 쿠션을 마음에 장착해 놓고 긍정의 회로를 열심히 가동한다.


이를 테면


어제 약속 장소에 가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바람에 한참 혼쭐이 났지만

오히려 좋아, 초보 운전 경력에 슬슬 자신감이 붙을 수 있는 작은 성공의 경험이 생겼으니까

새 학기에 아주 지저분한 교실을 배정받아 정말 뜨악했고 교실 청소 일주일 만에 몸살이 났지만

오히려 좋아, 대청소를 했더니 운동도 되고 새로운 마음 가짐도 가질 수 있게 됐으니까

정신을 어디에 둔 건지 주문한 바지 사이즈가 한 치수 작게 왔고 품절이라 변경도 안되지만

오히려 좋아, 이 기회에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강제적 의지도 생겼으니까


똑같은 상황도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태도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면 "오히려 좋아"라는 마음으로 행복에 기우는 삶이 되고 싶다. 예상치 못한 불행이 찾아와도 기꺼이 그 불행을 능가할 수 있는 긍정의 마음을 장착해서 조금 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말이다. 사실 세상일도 결국 별거 없고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고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히기 마련이고, 베인 상처에도 반드시 새살은 돋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도 새로운 시작은 이어져간다. 지나친 긍정의 회로가 어쩌면 위기의 상황을 합리화하거나 회피하는 비겁한 방식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 인생은 정신 승리의 문제일 때가 많으니까. 어떤 마음을 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면 오히려 좋아라는 생각으로 더 자주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데 유난히 나만 불행해 보이는 날이 찾아와도

오히려 좋아, 행복도 불행도 인생에 정해진 총량이 있다면 앞으로는 더 행복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닫힌 문 앞에서 서성이는 마음이 지칠 때도 있지만

오히려 좋아, 단단한 인내와 끈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

진짜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싶은 관계의 어려움도

오히려 좋아,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내공이 깊어지고 넓어지게 될 테니까


세상을 전부 바꿀 수 없고 인생도 내 뜻대로 되지 않겠지만 유일하게 마음은 스스로 선택하고 바꿀 수 있다. 그러니 되도록이면 좋은 방향으로 마음의 태도를 바꾸고 오히려 좋다는 마음을 장착해 보자. 힘들다고만 생각했던 일에 숨겨진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고 불평했던 상황도 언젠가는 전화위복이 될 테니까. "오히려 좋아"라는 긍정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앞으로 마주하게 될 인생의 어떤 단면도, 세상의 어떤 사람도 조금은 여유 있게 안아줄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사랑하기 어려운 내 안의 어떤 모습도 푼푼한 마음으로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너라서,

이런 나라서,

오히려 좋아.


긍정의 마음이 오늘도 당신 곁에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