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안테나를 세우는 법

I누가 행복한 사람인가I

by 작가 기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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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처음 말했는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오래 울리는 말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감정을 나누는 일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말이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지만,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


이 짧은 문장 속에는 기쁨과 슬픔을 다루는 ‘감정의 법칙’이 숨어 있다. 감정을 나누는 일이다. 기쁨은 나눌수록 증폭되고, 슬픔은 나눌수록 가벼워진다. 그 원동력은 다름 아닌 공감이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사람들 사이를 흐르는 미세한 마음의 전류처럼, 공감은 관계를 이어 준다.

우리는 표정의 떨림, 목소리의 온도, 몸짓의 기울기 속에서 타인의 감정 신호를 감지한다. 마음은 보이지 않는 감정 신호에 자연스레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감정 안테나의 발달은 사람마다 다르다. 민감도의 차이다. 대화하다 보면, 어떤 이는 미묘한 감정 변화를 놓치지 않고 마음의 결을 맞춘 듯이 반응한다. 반면 어떤 이는 감정 흐름에 둔감해서 상대방의 웃음이나 눈물에도 별다른 떨림이 없다. 사람은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사랑과 같은 수많은 감정의 파도를 드러내며 살아간다.

그 파도에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결정한다.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은 상대방의 작은 떨림에도 귀를 기울이고 그 감정에 맞는 온기를 되돌려 준다. 그 순간, 말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함께 주고받는다.

그렇지만 감정에 인색한 사람들도 있다. 마치 마음의 안테나가 접혀 있는 듯, 타인의 신호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감각해 보인다. 감정을 가리려고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거나, 마음이 닫혀 있어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과는 왠지,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가 꺼려진다. 마음을 나누는 대화는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쁨이나 슬픔 없이 습관적으로 행복하라”


하지만 습관적인 행복, 그럴싸한 말 같아도 왜곡된 실체다. 프로그램화된 로봇이 매 순간 ‘행복 모드’를 실행한다고 해서, 그것을 진짜 행복이라고 부를 수가 없다.

습관적인 행복과 행복 습관은 다르다. 습관적인 행복은 감정이 사라진 자동반응이지만, 행복 습관은 작은 행동을 반복하며 기쁨을 얻는 살아 있는 감정이다. 감정 없이 누리는 행복과는 다른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감사 인사를 나누며,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잘 마무리하는 작은 의식 속에서 행복감을 부르는 기쁨과 만족이라는 감정이 살아난다.

이런 감정의 색체가 풍부한 행복 습관들이 쌓일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가 있다.


“감정을 나누면 행복은 두 배가 되고, 무관심을 나누면 행복은 사라진다.”


행복과 불행은 모두, 감정을 공감하는 마음의 재료다. 기계는 이런 감정을 가질 수 없다. 다만 흉내 낼 뿐이다. 인간만이 서로 감정을 키우고 덜어내며, 주고받는다. 감정 안테나를 활짝 세우고 다른 사람의 미묘한 파동을 감지하는 순간, 우리는 더 많은 온기를 흘려보낼 수가 있다.

공감은 마음의 온기를 건네는 일이다. 작은 온기들이 모여, 우리가 사는 이 세계의 체온을 만들어 간다.




※ 작가 소개: 기안장_브런치 작가, 2025년 항공문학상 우수상, 2024년 원주신문 올해의 오피니언상, 밀리의서재 올해의 밀리로드 Top 50, 문장21 시부문 신인문학상, 문학광장 수필부문 신인작가상 수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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