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가 되고픈 슬픈 물개

수영도전기 2

by 아진

나의 두 번째 수영도전기~!

새벽반 강사님은 내가 석 달의 강습기와 두 달의 공백기를 아신다.

"어디부터 가르쳐 줄까" 하셨다. 처음부터 가르쳐 달라고 했다. 호흡부터 가르쳐 주셨다.

새벽 초급반엔 젊은 남자와 젊은 여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 과거를 모른다. 거의 아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좀 자유롭다. 시작은 이들과 같이 했다. 같이 한다는 게 신났다. 그러나 일주일도 채 안되어 그 젊은 그룹은 다음 동작 또 다음 동작을 배운다. 난 계속 그 동작에 머물고 있다. 그들은 하루가 다르게 진도가 척척 나가 누워서 하기도 하고 개구리 자세로 하기도 한다. 이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거리감이다.

슬프다. 수영은 전혀 나하고 맞지 않는 운동인가? 3개월의 경력을 갖고 있는데도... 기초 동작 하느라 물먹고 허겁지겁, 중심 잃어 갈팡질팡, 만약 날 보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개그가 없을 정도라 부끄럽고, 새로운 동작을 배운다고 설명 듣는 모습을 보노라면 자존심도 상한다.

수영 배우러 가는 게 즐거움이 아닌 공포스러운 날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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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하지 않았다면 물속에서 지금 이 동작도 못했을 것 아닌가? 비록 늦을 뿐 멈추지 않고 계속하노라면 언젠가 나도 물개가 될 것이다, 수시로 올라오는 남과 비교하는 생각들을 호흡으로 정리해 본다. 숨을 깊이 들어마시며 옴 마니~ 천천히 내쉬며 반메훔~으로. 물개든, 슬픈 물개든 같은 수영장, 이 물속에서 각자의 능력껏 운동을 할 뿐,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각양각색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성공의 비결은 꾸준함 아닌가? '못할수록 결석은 하지 말자' 자유형 기본 동작을 가르쳐주신다. 킥판을 잡고 왼팔을 돌리고 몸통자체를 옆으로 돌려 숨을 들이마시며 오른팔을 돌리고. 또 왼팔 돌리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기쁘다. 가다가 숨 고르기를 반복하던 내가 25m 레인을 완주하는 일도 생겼다. 물속 세상이 평화롭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 줄이야. 이제는 킥판을 놓아야 할 때가 다가온단다. 빨간색, 파란색 킥판을, 망망대해에서 한 줄기 생명을 영위케 하는 나무판대기 같은 존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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