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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자세 중 "나무자세"

by 희정

요가아사나 중 나무자세가 있다.


한 다리로 서서 발바닥에 나의 뿌리를 내린 듯

단단하게 균형을 잡고 버티는 자세.


그 자세를 하고 있노라면,

나의 발바닥은 좀처럼 바닥에 붙어 있지 못하고,

다리와 몸, 팔이 이리저리 마구마구 흔들린다.


나의 뿌리는 왜 이렇게 약한 것인지..


흐물흐물 흔들린다고 생각할때쯤 선생님의 말씀이 들려온다.


"충분히 흔들릴 수 있고,

흔들리는 것이 정상이에요.

흔들리더라도 자책하지 말고,

그 흔들림 속에 나를 맡기고 즐겨보세요.

그러면 나의 뿌리는 더욱 단단하게 자리 잡으려 할꺼에요.

우린 그 과정 안에 있어요."


밖으로 나와 길거리에 있는 나무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키가 크던 작던,

잎이 많던 적던,

모든 나무가 사계절을 거치면서

견디며 많이 흔들렸었겠지?


내가 보기엔 미동도 없이

그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것처럼만 보이는데.


하물며 지금 이순간에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겠지?

흔들림 속에서 버텨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러지지 않기 위해서,

뿌리를 얼마나 더 단단하게 내리려 애 썼을까?


간혹

줄기가 부러지고 나뭇잎이 우수수 떨러지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순간순간에 내려 놓았을까.


순간 서글퍼진다.


나의 모습인것도 같아서.


가만히 나무에 손을 대고 말해본다.


"애썼어..고마워..

견뎌느라 버텨내느라 고생 많았어."


나무에게 말하 듯 내게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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