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실업인정을 받기 위해 두 번째로 고용센터에 방문하는 날이다. 2022년 11월 1일(화) 처음 실업인정을 받았으니 그로부터 14주 차가 되는 날이다. 1월 24일(화)이 설 연휴 대체공휴일이라 날짜는 하루 뒤로 밀렸다. 처음 신청할 때 방문해야 하고 1회부터 3회까지의 실업인정을 위해서 인터넷으로 온라인강의를 수강했다. 그리고 오늘은 4차 실업인정일, 센터에 방문하는 날이다.
방문에 앞서 다음과 같은 문자가 왔다.
실업인정일 1월 25일 000 센터 방문(오전 09:10-11:00 13:10-16:00), 구직활동내역(신분증, 취업희망카드 지참)과 근로사실 신고 바랍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센터 방문 시 마스크착용 부탁드립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집에 있게 되면 날짜도 그렇고 요일 감각도 없어진다. 자칫 깜박할 수 있다. 만약 잊어버리고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14일 이내에 고용센터에 출석해서 실업인정일 변경을 신청하면 되는데 수급기간 내 단 1회만 가능하다. 그리고 4차 당일에는 신분증과 취업희망카드를 지참한 후 센터에 출석해야 한다. 만약 카드를 분실했을 경우에는 고용보험 홈페이지에서 취업희망카드 e북 기능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고 센터에서 재발급받을 수 있다.
서울 서부센터의 경우 실업인정 담당 창구가 10번 창구부터 19번 창구까지 총 10개가 있다. 센터에 도착해 대기인원이 적은 16번 번호를 뽑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차 내 수첩 앞면에 담당 창구번호가 찍혀 있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다시 17번 창구 번호표를 뽑으니 대기인 수가 5명이라는 숫자가 뜬다.
주변을 둘러보니 안내표지판에 4차 출석자들은 <재취업을 위한 약속>에 확인 체크를 한 후 담당 창구 번호를 누른 후 대기하세요!!!라는 문구가 보인다. 서류를 한 장 집어 들고 자리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니 옆에서 함께 기다리던 한 여성이 나에게 질문인지 넋두리인지 모르는 말을 한다.
“요즘 너무 까다로워지지 않았나요? 구직활동도 너무 자주 내라고 하고요.”
“아 젊은 분이라 그런가 보네요. 저는 정년퇴직해서 그런지 한 달에 한 번만 하면 되는데요.”
한 달에 한 번이라는 나의 말에 부럽다는 것인지 아님 번지를 잘 못 짚었구나 하는 것인지 모르는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돌린다.
실제로 2022년부터 일반과 장기, 반복 수급자를 위한 규정이 강화되었다. 2차~4차 구직활동은 각 1건이나 5차 이후부터는 4주 2건씩 그리고 8차 이후부터는 4주 4건씩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반면 60세 이상 및 장애인은 전체 실업인정기간 4주 1회이며 2차부터 자원봉사도 인정하는 등 규정을 완화했다. 연령대별, 직장근무 연수에 따라 수급기간과 액수가 다르니 퇴사하게 되면 반드시 센터에 문의해 보아야 한다.
나의 순서가 되어 창구에 가니 담당자가 빠르게 묻는다.
“근로사실, 사업자등록 신규발급, 산재휴업급여 수급 등 없으시죠?”
산재휴업급여는 산재나 질병으로 인해 휴업할 경우 구직활동을 당연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중복해 받을 수 없다고 덧붙여 설명해 준다. 설명하는 와중에도 상담 전화가 계속 울린다. 담당자는 컴퓨터로 나의 인터넷 수강 자료를 확인하고는 곧바로 ‘이제 됐습니다. 가셔도 됩니다.’ 한다. 기다린 시간을 포함해 약 30분 정도 걸린 듯하다. 너무 빨리 끝나버려서 아쉬운 느낌도 들어 발걸음은 센터 밖으로 향하지만 눈은 자꾸만 센터 주위를 맴돌았다. 여전히 각 창구마다 대기자가 네댓 명가량 이어지며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