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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원 주미영 Dec 07. 2022

실업급여 수급 중입니다

나이들수록 슬기로운 디지털생활을 

직장을 다니다 실업자(정년퇴직자 포함)가 되면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기 전까지 일정 기간 정부(고용노동부)로부터 실업급여를 받게 된다. 새 직장을 얻기 전까지 생활비에 보태 쓰라는 취지다. 이를 일부 악용해서 일정기간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후에 실업급여를 타고 다시 직장에 다니다 또 그만두는 일을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실업급여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은행에 입금해 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실직한 본인이 새 직장에 다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 입증 방법은 물론 관할 고용센터에 직접 방문해서 교육을 받거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방법 등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모두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야 한다.    


실직 후 1년 기한 내에 직장 근무연수에 따라 최장 9개월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퇴직 후 어영부영 3-4개월을 그냥 허비하면 나중에 9개월을 모두 채울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실직하자마자 거주지 고용센터에 방문해서 문의 후 절차에 따르는 것이 좋다. 개인에 따라 일당 최고 66,000원, 최저 60,120원(2019년 10월 기준)이니 한 달 계산해 보면 적지 않은 돈이다.         

 



나는 지난 9월 말 퇴직, 11월부터 받기 시작했다. 물론 첫 달에 온라인 교육을 통해 실업인정을 받았는데 강의 내용은‘디지털 기초역량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이었다. 정말이지 매우 적절한 교육이 아닌가 싶다. 핵심은 ‘컴퓨터 기술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만 관심을 갖고 배우자’이다. 맞는 말이다. 나이가 들수록 디지털 생활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는데 그렇다고 이를 무시하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너무 길다. 오히려 젊은이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현실을 살아내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다.           


요즘 식당문화에서 변한 게 한 가지 눈에 띈다. 식당 입구에 보통사람 키 정도 되는 네모난 기계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메뉴를 주문하는 키오스크(무인판매대)다. 시니어 손님들의 경우는 물론 능숙하게 주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처음에는 대개 당황해서 주변의 젊은이에게 도움을 받거나 식당 주인에게 물어봐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이런 기계가 낯설어 조금 주춤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우리 일상을 돌아보면 디지털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우체국에서도 요즘 GMS접수 시 온라인 스마트 접수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방문접수도 있지만 미리 온라인으로 수취인의 정보와 세관 신고를 한 후 우체국에 가서 바로 접수하면 배송비를 5% 할인해 주고 있다. 해외 우편물은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전혀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외에도 은행의 대면 서비스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이미 경험하고 있는 일이다. 


요약하자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정보통신과 인터넷 네트워크의 발달로 새로운 부가가치가 생산되고 있으니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학습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무시한다면 직업을 찾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내가 잘 이용하는 한 과일가게가 있다. 거리가 좀 멀지만 맛과 가격이 뛰어나 종종 이용하고 있는데 그 과일가게 사장은 디지털 생활을 판매에 잘 적용함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단골 회원제로 운영하며 매일 스마트폰 밴드에 ‘오늘의 과일’을 올린다. 그리고 회원들의 주문 양만큼만 팔 물건을 가져오니 재고가 쌓이지 않아 늘 싱싱하고 맛난 과일을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과일뿐 아니라 다양한 맛집 먹거리들을 새롭게 발굴해 회원들에게 제공하니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냥 물건을 사 와 가게에 진열해 놓고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여타 다른 과일가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디지털 생활이 가져다준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귀찮고 불편하다면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포기해야 한다.       

   

100년간의 변화보다 지난 10년간의 변화가 더 크고 그 중심에는 스마트 폰이 있으며, 지난 10년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바로 ‘코로나 19’라는 이야기를 한다. 비대면 방식이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이제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이 남았는데 낙오하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길이 유일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변화의 시대,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나 같은 퇴직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IT기술과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일! 그것은 바로 ‘익숙한 것’도 좋지만 호기심을 갖고 IT기술을 공부하며 변화하는 시대를 즐기는 삶! 60을 넘고 70, 80이 넘어도 계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두 번째 실업급여가 나올 날이 기다려진다. 그 전에 집에서 여유 있을 때 편한 마음으로 디지털 교육에 참여하기만 하면 된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의무라고 여기면 귀찮은 숙제가 되지만 무료로 디지털 교육도 해주고 돈까지 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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