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찜질방 철학

인간사 정치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

by 꿈달

찜질은 나의 힐링 방법이다. 전에는 사우나를 즐겼지만 이제는 찜질만 한다. 사우나는 좁아서 눈을 피할 수 없고 찜질방은 넓어서 굳이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


찜질에서 나만의 철학은 ‘인사하지 않는다’이다. 인사를 하면 안부를 묻게 되고, 안부를 묻다 보면 결국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이 나온다. 직업이 드러나는 순간, 선입견도 함께 따라온다. 백수라고 말해도 각자의 판단이 이미 끝나 있다. 이제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평가는 그만.


그래서 나는 찜질방에 들어갈 때 안경을 벗는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인사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세상의 시선을 잠시 벗어나 정말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으로 쉬는 것 —그게 바로 나의 찜질철학이다.


힐링하러 와서까지 정치하고 싶지 않다.

찜질방은 내게 유일한 ‘무관심의 평화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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