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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삶의 태도를 결정한다.

by 씐디

한동안 무더위가 이어져 새벽내내 에어컨을 끄고 잘 수 없던 나날이 이어졌다. 그런데 어제 저녁은 간만에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이에 매일 열일하는 에어컨도 좀 쉬게하자는 마음으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활짝 열고 저녁 시간을 보냈다.

밤 9시가 넘어 아이들을 먼저 재우고, 우리도 자야할 무렵이 되자 감기가 걸린 둘째 아이 그리고 일교차가 심하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는 첫째 아이가 걱정되었다.

선선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온차 없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지 위해 에어컨을 키고 잘지, 창문을 열고 잘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에어컨을 켜고 자기엔 있는 그대로의 자연 바람이 너무 선선했기에, 대신 창문을 활짝이 아닌 1/3 정도만 열어놓고 자기로 했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잠자리 독립이 안되었기에
신랑이 첫째를 데리고 아이들 방에서 자고, 나는 둘째아이를 데리고 안방에서 잠이 들었다.

새벽 4시 반경, 첫째가 화장실을 가겠다고 안방으로 들어왔고 비몽사몽 뒤따라온 신랑의 얼굴은 짜증이 가득했다.
새벽에 첫째 아이가 뒹굴고 몸부림을 친 모양이다. 아마 열이 많은 첫째 아이에게는 며칠간 에어컨을 키고 자다가 창문을 조금 열고 자니 중간중간 더웠나보다. 아이가 더 어렸을때는 이런 몸무림은 으레 감수하던 일들이며 새벽마다 물달라는 아이들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자도 웃고 넘어가던 날도 여러날인데 신랑이 오랜만에 겪으니 힘들었나보다.

나 역시 일본 출장을 다녀온 후 제대로 쉬지 못해 요며칠 몸도 잘 못가눌정도이긴 한데도, 그 순간은 아이에게 짜증내지 말자며 으레 겪는일인데 새삼스럽게 왜그러냐고 애써 웃고 신랑을 진정시켰다. 새벽에 깨니 엄마랑 자겠다는 첫째때문에 5시쯤 아이들을 크로스해서 잠이 들려는 순간, 건넛방에서 들으니 둘째의 기침이 심해지더니 가래를 게워내기 시작했다. 이번엔 둘째가 화장실로 달려온다. 그 뒤에 신랑이 비몽사몽 또 따라온다. 둘째에게 너무 힘들면 내일 유치원 가지말자고 진정시켜 다시 재우고 신랑도 어여 자라고 들여보냈다. 나는 오늘 잠은 다잤다. 피곤해도 그냥 놀다 출근해야겠다고 생각하며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그러던 중 6시가 넘어 피곤이 몰려와 2-30분 쪽잠을 자고 일어나니, 이상하게 너무 상쾌했다.

오늘 4시반부터 한숨도 못자는걸로 생각했는데, 잠깐이라도 잠들 수 있어서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거 예전에는 아이들때문에 새벽깨는게 잦았는데, 이또한 오랜만이라는 생각에, 아이들을 많이 키웠구나 하며 나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다.
피곤한 상황에서 이런 생각이 든 내자신이 약간은 어른이 된 것 같아 신기하기도 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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