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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태소 Apr 19. 2022

우리가 미래를 꿈꿀 자격이 있을까.

4월 : 꿈꾸는 미래



3월에 눈이 내렸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오고, 이렇게 더운 봄은 겪어본 적이 없다. 이뿐만 아니다. 서울숲의 기온이 29도까지 올라 튤립이 전부 만개해 버렸다고 한다. 미세먼지는 당연하게 느껴지고, 바닷물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쌓여가고 있다. 지구의 경고일까. 먼 미래의 일이라고만 여겼던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도 “나 하나쯤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벚꽃이 다 졌다는 뉴스에 투덜거리고, 종이 빨대가 불편하다며 화를 낸다. 원인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우리에게 과연 미래를 꿈꿀 자격이 있을까.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에게 한 학생이 문명의 첫 증거가 무엇인지 물었다고 한다. 마가렛 미드는, 문명의 증거를 1만 5천 년 된 ‘부러졌다 다시 붙은 인간의 대퇴골’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부러진 대퇴골이 다시 붙기까지는 6주 이상이 걸리는데,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대퇴골이 부러진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사냥을 할 수도, 다가올 위험을 피할 수도 없기 때문에. 부러졌다가 다시 붙었다는 대퇴골은, 누군가가 긴 시간 그의 상처를 돌봐주고,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막아주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공존과 연대가 곧 인류 문명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미래를 꿈꿀 방법을 찾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대다. 다시 인류 문명의 시작으로 돌아가 근본적인 차원에서 변화를 꿈꾸는 것.


좀 더 다른 해결책을 고민해보고 싶었다. 우리에게 북극곰이 빙하 위에 우두커니 서있는 사진도 보이지 않고, 외로운 과학자의 처절한 외침도 들리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통통 튀는 상상력이 이러한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되어줄지도 모르니, 연대와 공감의 상상력이 담긴 문학을 통해 다시 미래를 꿈꿀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현듯 정세랑의 소설이 떠올랐다. 정세랑이 최근 발간한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라는 제목처럼, 그녀는 지구를 사랑하는 작가이다. 정세랑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다. 그녀의 소설은 환경 파괴와 사회적 문제 등 시대를 아우르는 주제를 관통하면서도 인간과 지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어딘가 살아가고 있을 법한 등장인물, 독특하고 기발한 세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담아낸다. 정세랑의 시선이 담긴 동화적 세계는 낯설고 흥미롭다. 2만 광년을 날아온 외계인과 사랑에 빠지며, 망원경을 통해 얼음 혹성을 구경한다. 가족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하와이로 떠나기도 한다. 또 손가락을 찾기 위해 과거로 떠나기도 하고, 지구와 똑같이 꾸며낸 모조 지구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비현실적인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담겨있다.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그녀의 소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상상력만이 우리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일지도 모른다.


정세랑의 두 번째 장편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에서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이 소설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외계인 경민과 지구인 한아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랑 이야기는 뻔하지도, 억지스럽지도 않다. 그렇기에 「지구에서 한아뿐」이 단순히 지구인과 사랑에 빠진 외계인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우주 이야기를 그린 기존의 SF 소설들과 다르게 외계의 침공이나 전쟁이 등장하지도 않고, 우주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를 깊게 다루지도 않는다. 지구인 ‘한아’의 시선으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다. 사랑에 빠진 외계인이 2만 광년을 날아온다는 설정만 빼면, 이 소설은 매우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소설에는 비단 지구인과 외계인만의 사랑이 아니라, 지구인 한아가 지구를 사랑하는 방식 역시 담겨있다. 「지구에서 한아뿐」은 다디단 로맨스 소설이자 환경주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한아는 자신의 일이 단순히 오래된 옷들의 생명을 연장하며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서고 있음을 알고 있다. 개인의 기억과 공동체의 문화에 닿아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자부심이 더해졌다. 본격적인 작업의 어려움을 맞닥뜨리기 전에 처음 만난 옷을 오래오래 바라보는 것도 좋아했다. 누군가가 긴 시간 아껴온 옷의 부드러운 결을 감상하는 것이다. 처음에 얼마짜리 옷이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빛과 습기와 오염으로부터 소중하게 보호받은 옷이라면, 귀한 옷이다. 여왕의 옷자락을 드는 시동처럼 두근거리며 나무 옷걸이에 옮겨 걸었다. 상하지 않도록 한 솔기 한 솔기 치밀하게 뜯어내는 건 다음의 일이었다.”


한아는 ‘환생’이라는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낡은 옷을 다시 입을 수 있게 숨을 불어넣는 직업을 갖고 있다. 지구를 사랑하는 가게에서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옷, 친구와 함께 맞춘 옷 등 각자만의 이야기가 담긴 옷들을 한아만의 방식으로 재탄생시킨다. 정세랑은 지구를 사랑하는 환경주의자 한아를 통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내가 본 너는 엄청나게 일관된 사람으로, 혼자 엔트로피와 싸우고 있는 거 같았어. 파괴적인 종족으로 태어났지만 그 본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지. 너는 비 오는 날 보도블록에 올라온 지렁이를 조심히 화단으로 옮겨주고,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고래를 형제자매로 생각했어. 땅 위의 작은 생물과 물속의 커다란 생물까지 너와 이어지지 않은 개체는 없다는 걸, 넌 우주를 모르고 지구 위에서도 아주 좁은 곳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이해하고 있었어. 나는 너의 그 선험적 이해를 이해할 수 없었어. 인간이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죽이고 또 죽이는 이 끔찍한 행성에서, 어떻게 전체의 특성을 닮지 않는 걸까.”


위 구절은 외계인 경민이 한아에게 반해 사랑에 빠진 계기를 드러낸 장면이다. 경민은 이러한 한아의 모습에 반해 2만 광년을 날아온다. 전체를 닮지 않은 사람. 지구에서 하나뿐인 한아는 개체를 이해한다. 모두가 당연시 여기는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모든 생물을 진심으로 대하며 지켜내려 노력한다. 한아는 외계인마저 감동시키고, 한 행성 전체가 그녀의 꿈을 꾸게 만든다. 소설에서는 그런 한아의 외적인 부분에 대해 전혀 묘사를 하지 않고 있다. 외계인을 감동시키고, 그에게 범우주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지구에서 하나뿐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외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를 배제하고, 그저 한아가 지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인간으로서 책임감을 얼마나 가졌는지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외계인을 대하는 방식 역시 한아답다. 우주로 도망가 버린 전 남자 친구의 얼굴을 한 외계인 경민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얼굴 너머의 존재를 사랑한다. 외부의 껍데기 없이도, 본연 돌덩어리 그대로라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외계인과 실존적인 사랑을 나누는 한아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가치를 넘어, 존중의 표현으로 다가왔다. 작가가 생각하는 공생의 방식을 자신과 다른 존재를 대하는 한아의 태도로 그려내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한아와 경민의 결혼식 장면 역시 신선하게 다가왔다. 둘은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도, 탄소 발생을 줄이고 쓰레기 없는 결혼식을 위해 업체 없이 직접 준비한다. 해초 칼국수와 시래기 수제비, 마파두부 덮밥을 준비하고 하늘과 맞닿아있는 빌라 옥상에서 결혼식을 진행한다. 비닐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자 부케는 꽃대를 그대로 활용해 리본만 묶는다. 이 부케 역시 한아가 직접 준비한다. 신혼여행지는 몇십 년 후면 물에 잠겨 보지 못할 몰디브와 베네치아 중 고민한다. 그러면서도 선뜻 정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비행기를 너무 많이 타면 항공 연료가 많이 소비되고, 이 또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한아는 편의와 효율성보다 지구를 더 먼저 생각한다. 약간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지구를 지킬 수 있다고 전한다. 한아가 환경을 지키려 노력하고, 우주의 모든 생명체를 아끼는 모습을 통해 그녀가 추구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된다.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우리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존재하는 환경을 지키려 한다. 내가 편해지자고 마음껏 이용하지 않고,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아가 지구를 사랑하는 방식은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이러한 모습이 억지스럽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다. 생생하게 묘사된 한아의 모습들은 초반에만 낯설 뿐,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을 안겨주곤 한다. 매력적이고 통통 튀는 한아의 모습을 닮고 싶게끔 만든다.


다음으로, 정세랑의 첫 SF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통해 정세랑이 기후 위기와 지속가능성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이 단편집에는 정세랑이 초창기에 쓴 단편부터 근래에 발표한 작품까지 수록되어있다. 소설 속 독특하고 기발한 세계들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과 맞닿아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현 시국을 위한 소설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감염병으로 인구가 줄어든 세계, 재앙을 맞아 리셋된 세계,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올림픽이 열리지 못하는 세계가 존재한다. 재밌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진짜 의미는 매우 무겁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리셋」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보다 강력하다. “23세기 사람들이 21세기 사람들을 역겨워할까 봐 두렵다”며 “미래의 사람들이 이 시대를 경멸하지 않아도 될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한 작가의 말이 와닿는 소설이다.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그려내고 있다.


최초의 플라스틱은 아직도 썩지 않았고, 유행 따라 구매하고 버리는 옷 속 미세섬유는 우리의 입 속으로 돌아온다. 인류는 자신들이 지구의 주인인 것처럼 굴며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기후 위기를 매 순간 느껴가며, 가끔은 인류 멸종이 이를 극복하는 최후의 수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리셋」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현실이 된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거대 지렁이들이 나타난다. 인간이 만들어낸 도시를, 문명을 끝장내기 위해 내려온다. 「리셋」은 거대 지렁이가 나타난 세상, 그것을 마주한 네 명의 화자가 쓴 일기를 엮은 단편소설이다.


“생각해보면, 지렁이들이 내려오기 전에 끝나지 않은 게 신기하다. 우리는 행성의 모든 자원을 고갈시키고 무책임한 쓰레기만 끝없이 만들고 있었다. 100억에 가까워진 인구가 과잉생산 과잉소비에 몸을 맡겼으니, 멸망은 어차피 멀지 않았었다. 모든 결정은 거대 자본에 방만히 맡긴 채 1년에 한 번씩 스마트폰을 바꾸고, 15분 동안 식사를 하기 위해 4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을 플라스틱 용기들을 쓰고, 매년 5천 마리의 오랑우탄을 죽여 가며 팜유로 가짜 초콜릿과 라면을 만들었다. 재활용은 자기기만이었다. 쓰레기를 나눠서 쌓았을 뿐, 실제 재활용률은 형편없었다. 그런 문명에 미래가 있었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것이다.”


인간들이 볼 때 도시를 파괴하고 삼켜버리는 지렁이는 공포 그 자체이다. 반면, 지구에게는 이러한 지렁이가 오히려 구원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파괴하는 것은 오염된 지구를 정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지렁이가 오기 전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우리에게 과연 미래는 존재하는가? SF 소설 속 거대한 지렁이는 찾아오지 않겠지만, 도시와 문명을 파괴할 기후 위기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렁이의 모습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리셋」 속 지렁이가 불러일으킨 재앙은 우리의 무지함과 무심함, 무책임함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인가에 대한 공포를 보여주는 듯하다.


“두려움을 원료로 인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지렁이들이 다다르지 않았던 땅 깊은 곳에 도시를 지었고, 지열발전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냈고, 어떤 쓰레기도 도시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자원은 도시 안에서 끝없이 순환되었다. (중략) 시행착오를 거치고 천천히 요령을 깨치며 문명을 다시 이룩해내야 했다.”


리셋 후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류의 미래는 불편함에 달려있다. 다른 종들에게 지상을 내주고 인류는 지하로 내려간다. 적정 인구수를 유지하기 위해 섹스를 하지 않게 되고, 비행기는 긴급한 일이 생길 때만 하늘을 오간다. 농장에서는 섬유의 재료가 될 만한 작물들을 재배하지 않는다. 오래된 옷을 고쳐 입고 물려 입는다. 양식장은 전부 철거되었고 바다를 그저 식량 창고로만 여기던 모습은 사라졌다. 지렁이는 세상을 구했다. 인간이 사라져야 지구가 살아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최초로 돌아가 문명을 다시금 이룩해나가는 미래 인류의 모습이 암담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오래된 옷의 소매를 바꾸고, 장식을 달며 염색을 하는 등 직접 옷을 고쳐 입으며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스튜디오와 카메라가 사라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새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며 즐거움을 공유한다. 과거에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오히려 시들하다. 리셋 이전의 콘텐츠는 폭력적인 장면이 많으므로. 그들은 지난 문명을 그리워하거나 예전 형태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기분 나쁜 풍요로움을 멀리하고 부족함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21세기 인간의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기엔 리셋 후의 삶이 불행하고 척박한 아포칼립스일지 몰라도, 그들에겐 유토피아 그 자체일 것이다. 과거의 문명은 야만적이고 폭력적일 뿐이다. 폭력과 전쟁을 바탕으로 세워진 리셋 이전의 문명과 달리 지금은 모두가 풍요롭고 자유롭다. 과거를 복원하거나, 사라진 문명에 대한 회귀를 꿈꾸지 않는다. 새로운 방식을 찾아 한 단계 나아간 세상에서 즐겁게 살아간다.


정세랑은 끊임없이 고민하는 작가다. 정세랑의 소설을 읽다 보면 그녀가 가진 세계관이 드러나곤 한다. “세계는 더디게 더 많은 존재들을 존엄과 존중이 테두리 안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고 믿는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정세랑은 지구와 지구인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 「지구에서 한아뿐」 속 한아가 지구를 사랑하는 방식은 정세랑의 시선에서 시작된 것이고, 「리셋」 속 지렁이의 경고는 곧 그녀의 경고일 것이다. 정세랑은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간다. 인간의 욕심으로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구원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이야기한다. 지구를 사랑하는 정세랑의 따뜻한 시선은 우리 자신의 삶을 부끄럽게 여기게 만들면서, 더 나아가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사회와 맞닿아 있는 주인공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녀의 애정 어린 시선과 함께 기후 문제에 주목하고, 지속가능성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녀가 지향하는 건강하고 단단한 사회의 모습과 더불어, 정세랑 소설의 가장  장점은 낯섦에 있다. 재미난 상상력과 함께 발휘된 낯섦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생각을   있도록 돕는다. 우리가 실천할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통통 튀는 상상력과 명랑한 발상으로 기후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옷을 고쳐 입고, 채식을 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지구를 지킬  있음을 알려준다. 기후 변화에 맞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완벽한 정답을 주진 않아도, 따라 하기 쉽고 재미난 방법을 제시한다. 정세랑 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지구를 지켜나간다. 우리는 그녀의 소설을 통해 다시   미래를 꿈꿀 방법을 찾아 나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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