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맘살이

남매맘으로 살아가기

by 박솔

첫째를 임신했을 때 생각이 난다. 성별이 나오고, "아들이에요" 하니 어른들께 '잘했다'라는 칭찬을 너무 많이 들었다. 내가 한 게 없는데 뭘 잘했다는 것인가? 내가 노력해서 아들이 된 것도 아니고, 아들이어서 좋다는 것도 의아했다. 그 때의 나는 그저 궁금하기만 했다. 아들일까 딸일까. 아들이어도 신기하고 딸이어도 신기하고. 그냥 그 전까지는 그냥 '태아'였는데 이제는 성별이 있다는 것이 낯설고 그저 신기했다.


18개월 뒤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동시에 일종의 시기를 받았다. 첫째가 아들인데 둘째가 딸이니 '백점'이란다. 어른들이 하신 말씀이다. 친구들로부터는 아들도 있고 딸도 있어서 좋겠다는 부러움 섞인 시기를 받았다. 겉에서 보면 물론 그렇다. 사람 마음이 둘 다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막상 남매맘으로 몇 년을 살아보니... 쉽지가 않다. 빛 좋은 개살구.


자녀가 동성일 경우 옷, 신발, 장난감 등을 물려서 같이 쓰기 쉽고 비슷한 활동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자녀의 성별이 다를 경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새로 세팅을 해야 한다. 일단 의류의 색상 기호가 다르다. 아들 옷은 온통 파란색 밖에 없는데 딸은 핑크만 찾는다. 아들은 축구 학원에 데려가야 하는데 딸은 발레 클래스에 간단다. 친구들이 다 그렇게 한단다. 겹치는 게 없다. 고로 엄마가 알아야 할 것, 준비해야 할 것들이 두 배다.


가장 어려운 점은 성별과 함께 성향이 다르다 보니 둘을 다르게 이해해야 하는 점이다. 아들은 전혀 아무렇지 않아하는 부분에서 딸은 서러워하기도 하고, 딸은 초롱초롱하게 반응 하는 일에 아들은 시큰둥하기 일쑤다. 이렇게 서로 다르니 다투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싸우고 나서 화해 시키기나 서로를 이해 시키는 것이 또 쉽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집과 다른 집들을 살펴봤을 때(외동, 아들 둘, 딸 둘, 남매),


외동딸< 딸 둘≦ 외동 아들< 남매< 아들 둘


순서로 육아가 힘들어 보였다.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전에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딸을 가진 엄마는 딸이 몇이든 엄마 수명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데 아들 엄마는 아들의 숫자에 비례해 수명이 짧아진다는 얘기를 듣고 웃기면서도 왠지 그럴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부모가 자녀의 성별을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자녀의 성별이 엄마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강한 것 같다.


지금도 게임을 붙들고 2분 더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아들과 '소피아 공주'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눈이 하트가 된 딸을 보며 또 한 번 '남매맘살이'의 현실을 직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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