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 선물

오늘

by 버폐

한울 선물


아프리카 가난한 지역 사람들은

"음식쓰레기"라는 말을

당최 이해 못 한다지?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없던 말

쌀이 귀하고 먹을 것이 워낙

귀하던 때가 많았으니까.


그랬기에 얻어먹어야(托鉢) 했던

절집에서는 유난히 더 강조하는 말

'먹을 것 함부로 버리지 말라'

'버리면 죽어서도 다 먹어야 한다'

'버리면 지옥 가고, 지옥 가면

사는 동안 버렸던 음식들이

한데 담겨 기다리고 있다'라고.


어느 큰 스님은 설거지물 버리는 곳

거름망에 밥알이 한 톨이라도 걸려 있으면

바늘로 찍어낸 뒤 씻어 먹으라 하셨다지?




일미칠근(一米七斤)!

쌀 한 톨마다 땀방울이 일곱 근 담겼다.

한 톨의 밥알에 天地의 은혜가 서려있다.


쌀나무도 모르고 밥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된다는 아이들에게

햄버거 먹으면 된다는 아이들에게

되뇌곤 했는데...,


'헉! 저게 뭐야?'

충격받았던 때가 있지.

길거리 쓰레기더미에 허연 쌀밥이

한 바가지 버려져(?) 있는 걸 보고,

허연 그 쌀밥을 쥐와 개, 까마귀들이

서로 나누어(?) 먹고 있는 걸 보고.


알고 보니 그 나라는 우리나라처럼

쌀이 귀한 나라가 아니었음을.

한 해에도 세 번이나 쌀농사가 되었기에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으면

오히려 자비심 없고 인색한 인간이 되는

우리와는 180˚ 다른 정서였다.


그랬던 나라가 코로나에 가뭄이 휩쓸고

군부의 쿠테타로 총검 폭격기로 휩쓸고

싸이클론 모카가 휩쓰는 일이 잇달아 일어나

세 번 농사는커녕 하루 한 끼 먹는 일도 어려워졌다.


이제는 내가 쌀을 보내주어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소금과 기름을 보내 주어야 한다.


아하, 절대의 법칙은 없을뿐더러

아무리 좋은 말과 행동 마음씀 법칙도

시대와 상황에 맞고 대상에 맞게

쓰는 게 가장 좋은 법이라고

스승 붓다께서 말씀하셨음을...!




한 뼘 깔담밭에 몇 뿌리 옮겨 심은 딸기

몇 해 지나니 이리저리 뻗치고 뿌리내려

이틀마다 한 바구니 씩 안겨 주지만,


단 맛보다 새콤시곰한 맛이 더 많고

잘디 잘아 돈 주고 사지는 않겠지만

'음식쓰레기'라는 말을 모르는

이들을 생각하면 함부로 할 수 없는

한울이 준 선물!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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