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아직은 가을 날
산골 일기
by
버폐
Oct 21. 2023
시월 스무 하루
음력 구월 이레 아침
제법 샤라락 거리며
하얀 융단 펼쳐놓는
동안,
피도 못하고
지도 못하고
맺도 못하는
주홍빛 한련화
붉은 다알리아
노란 국화
제 빛을 잃고
아,
아직은
아니라네
좀 더 있어야
한다네
그렇게 막 쳐들어
오지 마오
을씨년스럽게 어찌
그러오
안타까워 우는
쇠물고기 목
쉬겄소
모양 없다 걸림 없다
요리조리 누비는 바람아
방금 휘이잉 지나갔다고
물고기가 귀띔하더라만
바람아 아 바람아
돌팍에 옹그마니 앉아
볕 쬐는데 헤살 놓지 말고
품은 얘기
놓은 얘기
비운 얘기
움터 나오는 간질거림의 봄을
여름의 비비대던 잎새들 노래를
가슴으로 파고드는 고운빛 가을을
품었는다 놓았는다 비웠는다
겨우내 잘 갈무렸다가
이듬해 따지기에 알쿼주오
아직은 가을날,
* 따지기 : 언 땅이 풀릴 무렵.
keyword
가을
첫눈
일기
12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버폐
직업
에세이스트
사무친 그리움이 아니어서 좋다
저자
자연, 생명, 환경, 사라져가는 것들을 가까이 하면서 마음 키와 마음 밭이 한 뼘 더 크고 넓어지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끼적입니다.
팔로워
126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환절기 안부
보기만 해도 좋을 가을날인데...!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