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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폐 May 14. 2023

페이스북 추억을 공유하며

산골 일기

페이스 북에 올린 '추억'을 공유한다.


페이스 북을 만든 들의 취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어제와 달라진 숫자의 날이 되어 마실 가듯 열어보는 '페이스북'은, 페이스북과 인연 한 햇 수만큼은 오늘 날짜에 올렸던 글과 사진을 내보이며 글을 올리던 그날 그 순간으로 데려다준다.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 순간'이 버젓이 눈앞에 나타날 때면 살아온 시간을 찍어둔 사진기가 있다는 듯, 촤르르르륵 촤르르 촤륵 거꾸로 필름을 돌리는 소리가 빨랐다가 느렸다가를 되풀이한다. 

지나간 어느 곳 어느 때에 함께 했던 사람들 상황과 풍경이 때로는 어제 일처럼 렷하거나 때로는 빛바랜 사진처럼 흐릿하게 기억과 생각 속을 휘젓고 다닌다.

생각 속 어느 곳 어느 때를 곰곰 들여다보면서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인지, 아니면 지금 보아도 괜찮고 마땅한 일인지를 가늠해 보기도 다.




'페이스 북' ≒ '나'라고 할 수 있는 '얼의 꼴 책'.


내 삶의 한 순간, 순간의 조각조각이 내 의지로 기록되어 쌓여가고 있는지라 후회 없고 부끄럽지 않을 만큼이면 좋겠는 곳, 내 의지로 기록하지만 다른 누군가들이 '페친'이라는 이름과 자격으로 내 삶의 조각을 함께 기우고 있음으로 자못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될 곳이다.

다른 SNS와는 또 다른 공간이기에 생각이나 견해를 드러냄에 있어서도 '쉽게' '가볍게' '무조건'이면 난감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사람, 벗을 인연함에 있어 글자 몇 자 낱말 몇 줄 또는 사진 몇 장, 기사 링크나 공유하는 기사만 보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페이스북 공간은 그야말로 하루의 몇 분 몇 초 인생의 찰나가 담기는 곳이지 온 삶이 담기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허공의 먼지만큼이나 많이 떠도는 좋은 글과 말 좋고 멋지고 예쁜 사진이나 그림을 주고받아도 그것은 찰나의 마음 조각일 뿐이다.




오늘도 페이스북은 지나간 해들 가운데 오늘과 같은 날짜의 삶의 찰나 조각을 띄워놓고 '공유' 하란다.

공유, 남들에게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순간이도록 정성껏 마음을 기울여야겠다.


페이스북에서 통용되는 이모티콘이 있다. 엄지를 치켜든 꼴, 하트 꼴, 웃는 꼴, 멋지다 꼴, 슬프다 꼴, 화나다 꼴...!

쓰다 보니 놀랍다, 안타깝다, 어이없다, 기쁘다도 있음 좋겠다.

(분별이겠지만) 그래서 나는 이모티콘을 내 방식대로 쓴다.


엄지를 쳐든 꼴의 '좋아요'는, 좋아요 뿐만이 아니라 '그렇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라는 뜻으로 쓰고, 눈과 입이 동그래지는 꼴의 '멋지다'는 멋져 보일 때는 당연히 '멋져요'로 쓰지만 '놀라워요'일 때도 많다. 눈이 동그랗게 커지는 게 놀랍다는 표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모티콘을 내 멋대로 쓰는 것 말고도 나만의 규칙이 또 있다.

비록 생각이나 견해가 같아도 그 표현이 거칠거나 험하면 마음 기울여 다. 물론 '좋아요' 따위의 공감도 안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 글 사진이 아닌 남의 글, 남의 사진(기사,영상포함)만 올리면서(공유) 아무런 견해가 없으면 또한 눈길이 안 간다.




페이스북은 (열어 볼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지금 생각들을 나누자 것인지, 시도 때도 없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맞나?)라고 자꾸 묻는다.

그럼에도 무조건, 사진(얼굴, 음식, 옷, 갔던 곳)만 올리는 들은 그때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지, 또는 아무런 상황이 없었는지, 아니면 무시하려는 건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럴 때는 어떤 공감을 해야 할지 조금 난감하다.

그래서 멋진 사진에 점잖고 곱고 이로움이 있으면서 재치 있는 글만 보고 싶고 보게 된다. 분별일까? 아님 가치관일까?


우리 인간들은 입으로 짓는 네 가지 잘못된 업()이 있다. 욕하고 저주하고 악담하는 거친 말, 꼬드기며 속이고 사기 치는 거짓말, 아첨하며 이 말했다 저 말했다 꾸미는 말, 어떻고저떻고 수다에 쓸데없는 쭉정이 말이다. 이런 말은 무심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평소 무의식이나 잠재의식으로 있던 생각들이 상황과 대상을 만났을 때 튀어나오는 것이다.


페북은 오늘도 묻는다.

'지금, 무슨 생각하는가?'라고. 덕분에 살펴본다.


나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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