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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이비누 Feb 27. 2024

회원님! 한 개만 더!

목표없는 삶을 위하여

'회원님 이 무게로 열두 개 가실게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 힘들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열, 열하나, 열 두울... 자 2개만 더!'

'열셋, 열네엣...'

'마지막 하나 도와드릴게요 자! 열다섯'


또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 너무 하시네요 열두 개라면서요 죽을 거 같아요'

라는 나의 푸념에


'회원님, 열두 개 이후부터가 진짜 운동이에요

여기서 멈추면 앞에 한 거 하나 소용없어요

그럼 너무 아깝잖아요.

다 왔는데 한 개만 더하면 되는데'

 

나도 잘 안다

근성장을 위해선 마지막 그 부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트레이너가 처음부터 

나에게 열다섯 개를 들라고 했으면

여덟 개쯤 왔을 때

'이제 반왔는데 후들거려...

열다섯 개는 무리겠는데?'

하면서 열개쯤에서 멈췄을 것이다.

이 전문가는 그걸 알기에

오늘도 열다섯 개 같은 열두 개를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의 성장도 마찬가지.

처음부터 저 높은 곳을 보면 

얼마 안 가서 지쳐 쓰러질 거다


목표를 세우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난 최선을 다하면 이정돈 할 수 있을 거 같아'라는 

목표를 세우고 

우선 그 목표까지 달려가자

그 이후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유느님도 한 때는 목표가 있었기에 지금은 목표가 없을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일단 거기 도착하면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것이 아까워서

계속 한 발만 더 한 발만 더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때부터는 목표가 필요 없다.

그냥 계속 한발 씩 나아가면 된다.


힘들게 '전문의'라는 목표에 도착했을 때

더 이상 다음 길이 보이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돈을 얼마만큼 벌어야 하나?

어느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기준을

목표로 생각해 봤지만

당장 이루지 못한다는 

불안과 걱정만 생길 뿐

내 인생에 하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보는 환자들에게 

어제보다

좀 더 나은 진료를 했으면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어제보다 조금 더 

발전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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