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없는 삶을 위하여
'회원님 이 무게로 열두 개 가실게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 힘들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열, 열하나, 열 두울... 자 2개만 더!'
'열셋, 열네엣...'
'마지막 하나 도와드릴게요 자! 열다섯'
또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 너무 하시네요 열두 개라면서요 죽을 거 같아요'
라는 나의 푸념에
'회원님, 열두 개 이후부터가 진짜 운동이에요
여기서 멈추면 앞에 한 거 하나 소용없어요
그럼 너무 아깝잖아요.
다 왔는데 한 개만 더하면 되는데'
나도 잘 안다
근성장을 위해선 마지막 그 부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트레이너가 처음부터
나에게 열다섯 개를 들라고 했으면
여덟 개쯤 왔을 때
'이제 반왔는데 후들거려...
열다섯 개는 무리겠는데?'
하면서 열개쯤에서 멈췄을 것이다.
이 전문가는 그걸 알기에
오늘도 열다섯 개 같은 열두 개를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의 성장도 마찬가지.
처음부터 저 높은 곳을 보면
얼마 안 가서 지쳐 쓰러질 거다
목표를 세우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난 최선을 다하면 이정돈 할 수 있을 거 같아'라는
목표를 세우고
우선 그 목표까지 달려가자
그 이후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일단 거기 도착하면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것이 아까워서
계속 한 발만 더 한 발만 더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때부터는 목표가 필요 없다.
그냥 계속 한발 씩 나아가면 된다.
힘들게 '전문의'라는 목표에 도착했을 때
더 이상 다음 길이 보이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돈을 얼마만큼 벌어야 하나?
어느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기준을
목표로 생각해 봤지만
당장 이루지 못한다는
불안과 걱정만 생길 뿐
내 인생에 하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보는 환자들에게
어제보다
좀 더 나은 진료를 했으면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어제보다 조금 더
발전하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