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말

유능한 사람은 뻔뻔해야 하나?

by 죠니야

“ 밥 잘 먹으면 뭐 줄래? ”, “ 나 밥 안 먹어! ” 아기가 투정하는 소리다. 아무 관계 없는 사람한테는 백번 천번해 봐야 소용없다. 엄마나 할머니처럼 무조건 사랑을 주는 존재에게만 이런 투정을 한다. 두끼만 굶어도 제손으로 찾아먹고 세끼를 굶으면 밥달라고 울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투정을 하는 건 뭔가 얻는 게 있었기에 그런거다. 나쁜학습이 된 것이다. 얄밉기는 하지만 아이니까! 나중에 고칠 수 있으니까! 그냥 넘어가자.

가끔 보면 어른도 이런 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 내가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 갔을 때 뭐 했습니까? 미안하지 않으십니까? ” 00 선거의 후보 연설회에 갔더니 후보가 열변을 토하면서 하던 말이다. 그 사람이 옥살이했는데 내가 왜 미안해해야 하나? 내가 옥살이시켰나? 백번 양보해서 그 사람이 옥살이해 내가 민주화된 세상에 살게 됐으니 미안한 게 맞다고 치자 그러면 그 사람은 나중에 나한테 보답받으려고 민주화운동했나? 보답 받는 순간 그가 목숨을 걸었던 신념은 훼손된다.

“ 당신들을 위해 복 빌어주는 00님한테 아낄 게 뭐 있냐? 어떤 종교단체 집회에서 열변을 토하던 분의 말이다. 일단 복을 빌어주니 뭘 내놓으라는 말씀 자체가 약간 그렇고 두 번째로 00님은 당연히 해야 할 일 한 건데, 그 분이 받는 사례에 이미 다 포함된 건데 뭘 또 내놓으라고 하나?

” 여러분들의 자녀가 다니는 이 학교의 발전과 학문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내야 합니다. “ 국내 굴지의 대학 총장님께서 학부모회에 참석한 부모들에게 하는 말이다. 학부모들은 이미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납부했는데 뭘 더 내놓으라는 것인가? 학교와 학문 발전이 기부금만 내면 되는가?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돈 많은 기업에 가서 달라고 하지 왜 학부모 주머니의 푼돈을 달라고 할까? 더구나 그 대학은 돈되는 건 뭐든 다하는 대학으로 유명한데 훌륭한 자식들을 보내준 학부모들에게 고맙다고 해야지 기부금까지 달라고 해야하나? 또 그렇게 받은 기부금은 어떻게 누구에게 쓸까?

” 좋은 성적을 내려면 사기를 올려야 하니, 사기 진작비를 달라! “ 학교 운동부 지도자의 말이다. 도대체 누구 사기를 올려주라는 것인가? 지도자 사기를 올려주라는 건가? 지도자는 급여를 받으니 당연히 선수들을 잘 가르치고 훈련시켜 좋은 성적을 낼 의무가 있는 것이다.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라? 선수들 사기는 돈 준다고 올라가나? 돈을 받는다면 그건 프로 선수지 학생 선수가 아니다. 고기 한두 번 더 사준다고 선수들 사기가 올라가나? 그 것도 아니다. 적절한 성취동기를 불어넣어야 올라가는 것이다. 다 지도자가 당연히 할 일이다.


결론적으로 다 뻔뻔한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게 통한다. 이런 걸 잘하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믿어야 하는데 영 믿어지지 않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험담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