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영케어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푸스는 신들에게 죄를 지어 바위를 산 정상까지 끌어올리는 벌을 받았다. 온 힘을 다해 바위를 정상까지 끌어올리면 바위는 다시 밑으로 굴러떨어진다. 그러면 시지푸스는 다시 처음부터 바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 힘든 일을 영원히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21세기.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도 시지푸스들이 있다. 영케어러(young carer)라 불리는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홀로 병든 부모나 형제들을 돌보는 사람들이다. 효자라고 칭송받지만, 이들이 짊어진 짐은 너무 무겁기만 하다. 더 슬픈 건 이 짐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나 형제가 병 끝에 죽어도 이들의 남은 인생 역시 평탄치 않다. 부모 형제 돌보느라 공부도 못 했고, 생업에 필요한 기술도 익히지 못했다. 오랜 병수발에 남은 돈도 없다. 오히려 빚만 있다. 이들에게 있는 건 지쳐 무너져버린 몸과 마음뿐이다. 이러니 다시 시작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영케어러(young carer)들을 무거운 짐에서 해방시켜 줄 방법은 진정 없는 건가? 주변을 살펴보면 자활할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복지에 기대어 사는 ‘복지의 왕’이나 ‘여왕’이 많이 있는데, 우리 가엾은 영케어러들을 구해줄 방법은 정말 없을까? 국가와 사회, 종교단체에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