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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승리

조급하지 않게 완벽한 승리를 위해서 차분하게

by 죠니야

조급하게 승리를 추구하다가는 큰 희생만 내고 패배할 수 있다. 완전히 승리할 수 있을 때까지 갈고 닦고 비축해서 최소한의 희생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게 좋다.

포에니 전쟁.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로마로 쳐들어왔다. 비록 알프스산맥을 넘어와 피로한 상태라고 하지만, 한니발의 군대는 경험 없는 로마군과는 차원이 다른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집정관 파비우스는 직접 싸우기보다 주변의 동맹시들을 잘 설득해 한니발 군을 고립시키고 그 사이 우리는 더 준비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명심에 불타던 플라미니우스 장군은 군을 이끌고 트레비아에서 한니발 군과 정면으로 싸워 대패했다. 당시 파비우스의 주장은 비겁한 겁쟁이의 궤변으로 치부되었다. 얼마 후 로마는 어느 정도 회복됐다. 다시 교만해진 로마에서는 한니발 군대와 제대로 싸워 과거의 패배를 설욕하자 들끓었다. 파비우스는 또다시 말렸다. 역시 비겁한 겁쟁이로 매도됐다. 로마군은 칸나에에서 싸워 더 크게 패했다. 패배 후유증은 컸고 10여 년간 로마는 큰 곤욕을 당했다. 그나마 파비우스가 유격대를 조직해 한니발 군의 후방을 계속 괴롭혀 한니발이 직접 로마를 공격하는 걸 막았다. 그동안 국력을 회복한 로마는 이번에는 한니발과 직접 싸우지 않고 카르타고 본국을 쳤다. 한니발은 후퇴할 수 밖에 없었고 포에니 전쟁은 로마의 승리로 끝났다.

언제나 유혹은 달콤하고 인내는 쓰다. 사람들은 조급하다. 참고 기다리는 게 어렵다. 그러나 지도자는 차분해야 한다. 현명해야 한다.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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