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이 좋은 이유
나는 뭔가를 얻어내는 재주가 없었다. 예를 들어 노래나 춤을 잘한다든가, 말을 아주 예쁘게 한다든가, 특출나게 공부를 잘한다든가 해서 어른들에게 과자나 용돈을 받는 재주가 없었다. 그러나 운은 꽤 따르는 것 같았다. 학교에 늦었는데 그날따라 지각생을 잡지 않는다든가, 숙제를 안 했는데 마침 선생님이 결근했다든가, 시험 직전에 우연히 본 내용이 시험에 나온다든가 하는 일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성인이 된 후에도 큰 횡재는 하지 않았지만, T셔츠, 배터리 같은 소품이나 커피, 쿠키 쿠폰 같은 작은 상품이 나오는 경품에 곧잘 당첨되기도 하고 친구가 억지로 데리고 간 카지노에서 100달러 이상을 따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도 전혀 안 되는 게 한 가지가 있다 복권이다. 주택복권부터 시작해서 최근의 로또복권까지 복권은 10,000 원짜리도 당첨된 적이 거의 없다. 친한 사람들도 나처럼 운 좋은 사람이 복권에 안 맞는 게 이상하다고 한다.
나도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결론은 두드리는 자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것과 욕심을 안 부린다는 것이었다. 나라고 특별한 운이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과 똑같다. 복권처럼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추첨은 나도 다른 사람과 같은 확률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상품이 걸린 경품은 참여하는 사람이 적으니 자연히 확률이 올라간다. 자잘한 상품일망정 확률이 높은 경품에 계속 참여하니 당연히 자주 당첨되는 것이다. 거기에 욕심이 없으니 낙첨됐다고 아쉬울 게 없다. 금방 잊는다. 즉 낙첨의 기억은 금방 사라지고 당첨의 행복한 기억은 오래 남는다. 그러니 운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운도 이런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