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악마의 수단으로 무너트려야 한다.
세계 영화사의 걸작이라 할 수 있는 대부(代父)의 한 장면이다. 이탈리아 폭력 조직의 두목 비토 골레오네에게 장의사를 하는 한 이탈리아 이민자가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오로지 자식의 미래를 위해 미국에 와 온갖 험한 일을 하며 살아왔는데 자기 딸이 나쁜 놈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크게 다쳤지만, 법정에서는 가해자들을 너무나도 가볍게 처벌해 억울하기 한이 없다. 대부께서 자기 같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달라 부탁한다. 그러자 대부는 조용히 부하들을 보내 가해자들에게 똑같이 보복해준다.
여기서 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 과연 법은 정의의 편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정의라는 말은 진실하고 바른 사람만이 쓰는 게 아니다. 악당도 독재자도 쓴다.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찬탈하고 수많은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사람도 정의를 구현했다고 했다. 집에서 형제끼리 싸우면 부모님은 왜 싸웠는지는 듣지 않고 무조건 “ 어디 동생이 형한테 대들어, ” 아니면 “ 형이 돼 가지고 동생하고 싸워! ” 하며 형이든 동생이든 누구 하나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했다. 이런 부모님은 정의로운가?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에 이성과 질서를 부여하기 위하여 정의를 추구한다. 그런데 이성과 질서를 부여하는 게 오히려 정의를 방해한다면 다시 폭력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 악마는 악마의 수단으로 무너트려야 한다. ” 라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