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
수십년을 교사로 봉직하다 퇴직하고 잠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지만, 6개월도 안돼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 순수하고 학구적인 학교 분위기가 그리워 학교 자원봉사에 나섰다. 봉사 내용은 아주 간단한 것이었다. 등교 길 학생들의 교통안전지도 였다. 말은 지도지만 지도라기 보다는 신호기가 없는 학교앞 횡단보도를 학생들이 무사히 건널수 있도록 사람과 차를 통제하는 것이었다. 경광봉을 가지고 적당히 사람이 모이면 차를 막아 사람을 보내고 차가 많이 밀리면 사람을 막아 차를 보내,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아주 단순한 일이었지만 3년 정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한 건의 사고도 나지 않았고 학생들에게 안전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최근 한 건의 민원을 받았다. 민원 내용은 " 교통 법규에 의하면 도로를 지날 때 항상 사람이 우선이어야 하는데 여기 교통지도는 차를 우선으로 한다. 사람을 먼저 보내야 하는데 차를 먼저 보내고 사람을 기다리게 한다. " 는 것이었다. 나를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교사라 착각해 그런 민원을 제기했는지 모르겠지만 교육청에 제기한 민원은 일단 방향이 틀렸다. 그리고 구차하지만 변명을 몆마디 한다면 내가 하는 자원봉사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학생들을 안전하게 건네주는 것이지 사람이 우선인지 차가 우선인지 따지고 가르치는 게 아니다. 또 차가 우선이든 사람이 우선이든 학생들이 다치지 않게 경미한 사고라도 예방해야 하는 게 중요하지 교통 법규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다. 단적으로 말해 안전이 중요한 것이다. 게다가 횡단보도 앞 봉사 활동을 단 몆 분이라도 지켜 보다 민원을 제기한 것도 아니다. 단지 바쁜 출근 시간에 횡단보도를 막아 기다리게 한 것에 화가 나 민원을 제기한 것 같다. 물론 2-3분이라는 시간이 반드시 짧은 시간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2-3분을 기다려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익명의 그늘 뒤에서 자기 생각으로 다른 이의 선의와 수고를 함부로 폄훼하는 건 악성 민원에 다름 아니다. 무심코 던진 작은 돌맹이라도 그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근거 없는 민원으로 사람을 힘들게 하는게 과연 정의로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