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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 Mar 31. 2022

형이 살아보니 이렇더라

10대 20대 청춘들에게 (곳 30대 삼촌이)

진짜 젊음을 즐기길 바란다.

  나도 10대 때는 지루한 일상이 답답할 때면 술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학교를 가지 않으며 자유라는 것을 끊임없이 찾아 헤맸어.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한다는 허세였을까? 그냥 그 시절에는 그게 멋있어 보이고 스릴 있더라고. 또 미숙하고 오그라들지만 10대 때 친구들과의 우정은 순수함 그 자체였던 것 같아. 나이를 먹어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정말 어려운 관계지.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순수함을 지켜내며 성숙해지는 거란다. 예의, 사회생활, 책임과 역할, 생계 등에 치여 돈이라면 나의 양심을 파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요즘 어른들이 공통된 말들을 하지. 착하면 당하기만 한다. 돈을 벌라면 법적 테두리안에서 남에 등을 처먹어야 한다. 정말 그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야 실제로 너희가 살아가다 보면 그렇지 않고는 억울한 일을 당할 때도 많고 남들처럼 승진이 빠르지 않을 수도 있고 남들 다 하는데 나만 호구 아니야? 불만이 많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오염되지 않은 너희의 인격과 인성이 무르익으면 그보다 값진 노후를 보장받을 거라고 형이 약속하마. 한약은 쓰고 맛이 없지만 쓰다고 사탕을 왕창 먹어버리면 효력이 감소되듯이 인내하며 성장해야 될 때도 있는 법이란다.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도와주는 따듯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가장 가까운 사람 중에 너에게 쓴소리를 해줄 사람이 있다면 너는 복을 받은 인생이란다. 서로에게 좋은 말만 해주고 쓴소리를 못하는 관계는 항상 불편함이 그림자가 되어 쫒아다닐 거야. 그건 깊은 관계가 아니란다. 서로에 기분을 맞춰주는 좋은 관계로 보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며 너라는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지. 내가 잘못 걸어가고 있을 때 나에게 욕을 해주는 사람은 정말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란 걸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란다.


방황하고 실수하고 넘어지는 시간들도 다 너희의 시간들이지만, 젊을 때는 다 그런 거라며 일부로 위험한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단다. 부딪히지 않고 돌아가는 것도 현명한 거야. 형이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가장 후회하는 건 공부와, 재능, 돈이 아니란다. 나라는 자신을 좀 더 잘 알았으면 하는 후회가 가끔 들어. 거울에 비친 이상적인 내 모습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살아 숨 쉬는 내 자신 말이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보다 큰 자산은 없는 거야.


사회생활을 해보니 현재 어른들의 세계란 인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또한 그걸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강조하지. 윗사람에게 아부하면 센스 있고, 사회성이 좋은 사람, 그렇지 않고 정당하게 개인의 권리를 중요시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들 말하지. 사회생활이란 다 그런 거라며 자기 자신을 높여주길 바란단다. 물론 융통성이 필요한 상황도 있지만 너희 마음 안에 있는 가치와 자아가 불편해진다면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 싫다고 말해도 괜찮고 너희의 외적 이미지가 훼손되어도 괜찮아. 그건 어디까지나 거울 안에 너희라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구나.


사회에서 가르치는 성공이란 물질적이며 명예로운 것이지. 남들보다 특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돈을 버는 ,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으로 찬사를 받는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오류가 존재한단다. 예를 들어 지구에  혼자 남아있다고 상상해보렴. 100  자산가, 서울에 있는 명문대, 로또 1 이런 것들이 정말 행복한 삶의 기준이 될까? 비현실적인 망상이라 생각 들겠지(웃음). 하지만 행복이란 삶에 목표를 둔다면 무엇이 비현실적인 걸까?  결국 탐욕이란 나와 너를 부와 빈곤, 뛰어남과 모자람을 잣대로 비교하므로 피어오르는 거지.   사회에서 추구하는 돈과 명예에는 치명적문제가 있어. 바로 만족하지 못하는 삶이란 거야.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안정적이 게만 살고 싶다고 소망하지만 안정적인 위치에 도달했을 때는   성공을 꿈꾸는  인간이거든. 욕심과 탐욕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성이야. 그건 개인의 의지로 조절 가능한 것이 아니란다.


내가 정말 존경하는 분께선 자신의 탐욕을 이겨내질 못하는 걸 깨닫고 그렇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가며 살아가고 있거든.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도심은 정말 유혹과 욕망의 산물이란다. 친구들을 만나 돈을 쓰지 않고는 놀거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며, 너희가 만나서 무엇을 할지는 형이 예상 가능할 정도로 뻔한 것들의 연속이지.


친구에게 선물을 줄 때 누가 더 비싼 명품을 선물했는지, 결혼식 날 축의금을 누가 더 많이 냈는지에 따라 관계에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것이 마음 아픈 현실이더라. 어릴 때는 직위와 상관없이 편하던 친구들이 나이 먹어가며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차별이 생긴다니,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들에 불편함을 느끼고 의문을 제기해야 변화가 이루어지겠지? 어눌하고 부족해 보이는 친구라고 차별해선 안돼. 너희가 오랜 시간을 관계 맺어보면 알게 될 거야,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얼마나 따듯하고 다정한지를.


또 혼자 가든 친구들과 가든 생각이 많아지면 자연을 꼭 가봤으면 해. 내가 가본 자연은 순수함과 창의성이었단다. 나도 친구들을 만나면 pc방, 카페, 유명 맛집, 술집을 주로 갔었지. 맨날 똑같은 일상에 똑같은 대화 똑같은 재미에 무료함을 느끼곤 했어.


군대를 가기 전 친구들과 1박 2일로 설악산 등산을 갔던 경험이 내게 새로움을 일깨워주었어. 30분 정도 올라갔나? 우리의 입에서 나온 공통된 목소리는 '힘드니까 내려가자', '어차피 내려와서 막걸리 마시는 맛에 산에 온 거니 가서 막걸리나 먹자' 라며 서로 투덜 됐지. 실제로 옆에서 멀미를 하는 친구도 있었고 우리들 모두가 체력이 빈약할 정도로 약해져 있단 걸 실감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올라갔어. 그렇게 투덜 되고 한 시간 정도를 올라갔을 적 우리들의 표정은 완전히 변해있었단다. 눈이 오는 한 겨울이었는데, 눈싸움을 하고, 눈을 먹기도 하고, 옆에 친구가 힘이 들면 가방을 들어주기도 했지. 한 시간 전과 육체적 힘듬은 똑같았지만 우리는 무언가가 달라져 있던 거야. pc방을 가서 게임을 할 때는 모르던 친구의 따듯함에 감동하고, 어렸을 적 뛰어놀기만 해도 즐거웠던 순박한 웃음이 회복되는 놀라움이 일어난 거지.


정상에 올라가 대피소에 우리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저녁을 직접 해 먹었지. 다음 날 내려올 때는 온몸으로 썰매를 타고 산을 내려가며 정말 즐거웠단다. 자연은 너희에게 새로움을 선물해줄 거야. 정직하고 순수함이 너희의 묶은 때를 벗겨줄 거야. 어떠한 자격과 능력도 필요하지 않지. 느껴지는 대로 자연이 주는 즐거움에 한 없이 매료되면 된단다. 밖에 있는 보물은 닿을 듯 닿을 듯하며 점점 멀어지지만 너희 마음안에 있는 보물은 정말 작은 것에서 온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다음으로는 좋은 인생의 멘토를 만나길 바래. 나는 운이 좋아서 정말 훌륭한 분들이 삶을 인도해주셨단다. 그럼에도 바르지 못한 길로 빠져들어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분들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다시금 일어서서 희망으로 나아갔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내가 배울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어려워하지 마. 겸손한 마음으로 쓰디쓴 조언도 때로는 받아들이며 너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거란다. 친구와 pc방을 가고 하하 호호하는 시간들을 줄여서라도 인생의 멘토라 생각 드는 사람과의 교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길 바란다. 내가 유튜브를 보다가 초등학생 아이가 주식과 부동산을 공부하는 영상을 보고 충격을 먹었어. 아이가 아이답게 성장하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어른들의 세계에 들어와 함께 경쟁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단다.


너희도 이른 나이부터 상상을 해본다면 참 좋을 건데, 훗 날 나의 자녀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지를 꼭 고민해봤으면 좋겠어. 집과 재산을 물려준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너희의 미래 자녀들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길이란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풍요로움에 심취해 나태한 삶이 되어버릴 수도 있고, 원하는 건 뭐든지 살 수 있는 대신 돈으로 사람의 마음은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 무엇을 미래에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은지를 찾게 된다면 현재 너희가 살아가는 삶의 이유와 지켜야 될 것들이 분명히 생길 거야.


나도 꼰대가되어가는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말이 길어졌구나. 청춘답게 열정 있게 살아가되 점차 안전하지 못한 사회가 되어간다는 경각심은 마음에 새기며 잘 부딪혀나가길 바란다. 정말 재미있는 건 다 쓰고 읽어보니 과거의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들이란 거야 가끔 나 자신에게 편지를 적어 소리 내서 읽어보도록 해. 우리는 언제나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각보다 남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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