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87>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그리 안 하는데… ①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뭐라고 말을 좀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이목희 부위원장! 천장만 보고 있으면 어쩌자는 겁니까?”

“….”

“지금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시내판 마감 때까지 버티겠다는 겁니까?”

“….”


2007년 9월 5일 오후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위원회가 대선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은 2007년 8월 열린우리당 탈당파가 주축이 돼 창당한 정당으로 이후 열린우리당과 다시 합당해 2007년 대선을 치렀다.) 예비후보 9명 중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는 통과하고, 천정배, 추미애, 신기남, 김두관 후보는 떨어졌다. 각 후보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본경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컷오프 통과자 명단만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예비경선은 아무 관심도 받지 못했다. 본경선도 아닌데다, 누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돼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대선후보로 확정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아무도 관심없는 사안을, 모두가 주목하는 사건으로 만들었다. (정말 신통한 재주다.) 정치면 2단 기사 정도였을 것이 1면 기사로 커진 것이다. 단지 기사 제목이 달라졌는데, 원래대로라면 ‘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 5명 진출’이었을 제목이 ‘순위 뒤바꿔 발표했다 정정 소동…표심 왜곡 시비도’로 바뀌었다. (이 제목은 동아일보 기사지만 다른 언론도 대부분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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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예비후보 9명 중 탈락자 4명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커지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오후 4시쯤 국민경선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이 애초 방침을 바꿔 후보들의 컷오프 통과 순위를 발표했다. 1위 손학규, 2위 정동영, 3위 이해찬, 4위 한명숙, 5위 유시민.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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