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89>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그리 안 하는데… ③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가 막혔다.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 선출과정이 이렇게 허술하다는 것에 놀랐고, 자칫 잘못했으면 실무자 실수로 엉뚱한 대선후보가 탄생하는 일도 벌어졌을지 모를 엄청난 일을 ‘착오’라는 말 한마디로 대충 넘어가려는 행태에 또 놀랐다. (실수라는 것도 그들이 한 말일 뿐, 전모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실수였는지 아니면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는 어느 부분에서 누구에게 얼마가 더 부풀려 졌는지, 왜 2~3명이 크로스체크를 하지 않고 한 명이 맡도록 했는지, 발표하지 않기로 한 순위와 득표수를 공개한 이유가 정확하게 뭔지 물었지만, 이목희 부위원장은 일절 말하지 않았다. 우리가 그의 방을 나온 것은 새벽 1시 반쯤이었던 것 같다. 더 말할 것 같지도 않았고, 말해봐야 그날은 기사를 더 이상 집어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오후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위 김덕규 김호진 공동위원장, 이목희 부위원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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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오충일 당 대표는 “의도적이었던 건 아니었으나 당과 후보들,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중대한 실수”라고 말했는데, 나는 그 정도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집권당의 경선 관리가 그렇게 엉망인 게 말이 되느냐는 차원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 중 하나가 새누리당 공천 개입이다. 만에 하나라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선출과정에서 어떤 음모가 있었고, 컷오프 과정에서 벌어진 순위 변경이 그런 작업을 하던 중에 벌어진 것이라면…. 물론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수사에 버금가는 전모를 밝히는 작업이 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는 말로 모든 것을 덮고 갔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PS.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배만 피운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은 앞서 <7>, <8>회 ‘나는 왕이로소이다’에 소개한 바로 그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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