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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발 사이즈는 250이다. 발은 커지는 게 보인다. 키는 고작 147인데 발이 너무 크다. 더군다나 땀이 많이 나는 발이라서 신발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운동화를 살 때 두 개를 사주고 번갈아가면 신게 하는데 워낙 험하게 신다 보니 신발이 금방 해지고 있다. 지난봄에 사주었던 운동화가 작아져서 발이 아프다는 아들의 말에 집 근처 아웃렛으로 갔다. 색깔, 모양보다는 가격을 기준으로 두 켤레를 샀다. 살짝 넉넉한 사이즈의 운동화를 사니 겨우내 먹을 김장을 마친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
"엄마, 나 실내화 가방이 없어졌어"
아들의 하교시간 즈음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등교를 하면 실내화 가방 안의 실내화를 꺼내 신고 운동화는 실내화 가방에 넣어서 따로 보관함에 둔다. 그런데 하교하려고 보니, 실내화 가방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 말을 그 안에 들어있는 새로 산 운동화도 같이 없어졌다는 말이다. 나는 실내화를 신고 집으로 오라고 말한다. 그리고 선생님께는 하이톡으로 아들의 실내화 가방과 그 안에 들은 새 운동화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말하고 분실물 보관함에서 발견하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아들은 가을 내내 한 개의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나는 주말마다 아들의 운동화를 열심히 세탁하며 발냄새가 나지 않게 했다. 그렇게 잃어버린 운동화에 대해 잊어버리고 있던 초겨울이다.
"엄마, 나 실내화 가방 찾았어!"
2달 넘게 잊고 있던 실내화 가방과 운동화를 아들이 가지고 왔다. 아들의 말로는 분실물 보관함에서 찾았다고 한다. 나는 잘됐다며 내일부터는 새 운동화를 신으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하얀 새운동화를 신고 등교를 준비하려는 아들의 얼굴이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아들, 어디 불편해?"
"아니. 괜찮아"
대답은 괜찮다고 했지만, 표정은 불편해 보인다. 나는 아들의 운동화 앞쪽을 손가락으로 만져본다. 발가락이 살짝 구부러진 모양이다.
'운동화가 작아졌다! 아니, 그 사이 아들이 발이 커졌다!'
신발을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는 이미 혼이 났다. 다시 찾은 운동화를 커 버린 발 때문에 신지 못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아들은 나에게 혼날까 봐 거짓말을 한 것이다.
"아들, 발이 엄청 빨리 크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야지! 이 운동화는 엄마가 신어야겠다!, 엄마에게 새 신발이 생겼네!"
이번 주말에 운동화 사러 가자! 그런데, 키도 크고 있는 거지?
*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