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화두를 제시한『운명의 과학』
낭만적 사랑을 시작할 때의 뜨거운 열정은 기본적 번식 욕구의 부작용인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연구에서 사랑에 빠질 때의 황홀한 감정은 번식과 관련된 모든 관심을 유망해 보이는 특정 후보에게 집중시키게 만드는 일련의 뇌 활성이 만들어 낸 결과임을 입증해 보였다.
(한나 크리츨로우 著 『운명의 과학』, BRONSTEIN, p.132)
…개인의 수준에서 보나 식욕은 대체로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유전자 안에 새겨져 있으며 뇌 회로도 이미 그런 식으로 배선되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식욕은 오랜 세월 동안 특정 음식을 더 맛있다고 여기도록 진화해 온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위의 책, p.88)
진화는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성을 가진 궤도 위에서 이루어진다.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인 수많은 인과관계가 만든 진화의 궤도를
단기간에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뇌 기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뇌의 특정 신경로에서 전류를 바꿔주면 질병에 따라오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증상을 지우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가장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행동까지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관찰하는 것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위의 책, p.116)
나는 기존에 자유의지를 옹호하던 사람들이 그런 환상이 깨지는 바람에 허무주의자나 이데올로기 이론가가 되는 모습을 생각하면 심란해진다. 이것이 바로 타고난 집단의식이 존재하고, 인류에게는 이타주의와 연민의 잠재력이 있다는 신경과학적 논거를 구축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이유다.
(위의 책, p.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