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어쩌겠어>

by 진다르크

며칠 전 유튜브로 뉴스를 보다가 어느 한 남성이 강남역, 양재역에서 젊은 여자들만 고의적으로 어깨빵을 치고 간다는 내용을 접했다. 지나가는 여자들만 고의적으로 어깨를 세게 치고 가는데 손에 휴대폰을 들고 무기 삼아 치고 가서 피해자 여성분은 피멍이 들어 정형외과를 방문했다고 한다. 씨씨티비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듯해 보였다. 길거리에 어깨를 치고 가면 상식적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거나 뒤를 돌아보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사과도 안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간다고 한다. 나는 뉴스를 접하자마자 아, 나한테 했던 수법이랑 똑같네. 그 새끼구나.라는 직감이 바로 들었다.

몇 달 전, 초저녁 시간, 우리 집에서 나와 강남역으로 향하던 중 오르막길을 올라가던 중이었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한 남성이 나의 왼쪽 어깨를 아주 세게 퍽 치고 가는 바람에 나는 뒤로 나뒹그라져 넘어지고 말았다. 나의 악! 하는 비명소리를 분명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남성은 사과 한마디도 없이,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지나갔다. 넘어진 몸을 일으켜 세우고 그 남성에게 다가가 어깨를 붙잡고 저기요!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나는 멈추고 말았다. 직감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아, 저 사람 정상인이 아니구나. 건들다가는 다시 맞을 수도 있겠다.

허탈하게 그가 가는 뒷모습을 보며 가방을 다시 매고 먼지를 털었다. 이렇게 억울하고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친구에게 사실을 털어놓으니 친구가 한 이야기도 가관이었다. 친구의 어머니기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다가 뒤에서 누군가 미는 바람에 계단에 굴러 넘어져 골절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사과도 못 받은 채.


세상을 살다 보면 부당하고 억울한 일들을 겪게 된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하늘이 원망스러워지고 인간이 미워지기도 한다. 화병이 심해져 잠도 설치게 되고 분노에 휩싸여 욕도 하게 되고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피해의식도 생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세상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한데. 발생한 사건은 바뀌지 않고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이냐가 더 중요하다. 물론 부당한 일 앞에는 신고를 하고 정당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당연하다. 예전에 비해서 나는 화병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왕왕 억울한 일들이 생각날 때면 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스스로 나의 생각을 알아차린다. 아, 내가 과거에 겪었던 억울한 일에 아직도 화가 나있구나. 그런데 지금 와서 바뀌는 것은 없으니 자기 전에는 좋은 생각만 하자,라며 마음을 되새긴다. 그래서 요즘은 자기 전에 좋은 생각만 하고 자도록 다시 연습하고 있다. 화만 나면 나만 손해니 기분 좋은 상상을 하자. 내가 원하는 미래. 미래의 불안과 걱정이 휩싸일 때도 마찬가지다. 최악의 상황이 온다 해도 굶어죽지 않고 큰일 나지 않아. 괜찮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자. 오늘 감사한 것들이 무엇이 있었지. 꾸준히 내가 원하는 미래를 기분 좋게 상상하는 연습을 습관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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