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행복>

by 진다르크

예전에는 물욕이 많았다. 특히 쇼핑. 월급이 들어오면 항상 옷을 샀고 나중에는 화장품, 가방까지 샀다. 그런데 옷을 사기만 하고 막상 도착하면 한 번도 입지 않고 장롱에 쑤셔 넣기만 했다. 가방과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멀쩡한 가방을 버리고 새로운 가방을 또 샀고 색조화장품을 바르지도 않으면서 주구장창 사기만 했다. 회상해 보면 공허하고 외로운 마음을 쇼핑으로 달랬던 것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옷들이 짐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쁜 옷들을 봐도 어차피 공간만 차지할 테고 입던 옷만 입을 텐데 뭐하러 사나 싶었다. 장롱에 쌓여있는 옷들은 정리가 안돼서 찾아 꺼내 입을 수 없을 정도였고 나의 공간을 더 옥죄이는, 숨을 턱 막히게 하는 짐처럼 다가왔다.


그러면 쇼핑에 쓰는 돈을 여행으로 썼냐. 또 그것도 아니다. 낯선 것을 싫어하고 집순이인 나로서는 해외여행은 힐링의 수단이 아니었다. 익숙한 공간을 더 좋아해서 늘 가던 카페를 가는 것을 더 좋아하고 피곤함이 생기는 여행보다는 동네 산책을 더 좋아하는 집순이였다.


그렇다고 명품에 관심이 있냐. 또 그것도 아니다. 물론 명품 살 여유가 없어서도 맞지만 보세옷, 보세 가방을 여러 개 사는 것을 더 좋아하고 아기자기한 키링, 소품샵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물건에 대한 소비가 부질없다고 느껴졌다. 어차피 인간은 다 죽고 나도 죽을 텐데 무덤 갈 때 이 물건들을 다 가져가는 게 아닐 텐데 뭐 하러 필요하나 싶었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간다는, 공수래공수거가 뇌리에 박혔다.


그러다 베이커리 수업을 혼자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나는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내가 만든 빵을 나눠주었는데 무척이나 다들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별것 아닌데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며.


어릴 적부터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카카오톡 선물로 소소하게 친구들에게 보낼 때마다 이제 그만 보내라며, 너 많이 먹으라며, 왜 이렇게 자주 보내냐며 핀잔을 받기도 했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우파 유투버들에게 후원하는 소비에 빠졌다. 자유와 혁신 후원이나 늘 구치소를 지켜주고 계시는 유튜버, 그리고 옥중에 계신 사령관님들에게 영치금을 보내드리고 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소액이라도 자주 보내드리고 있는데 나에게 쓰는 소비보다 타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쁨이 몇 배로 더 크게 다가온다.


그 이외에도 유기견 센터에 후원금을 보내거나 봉사를 나가기도 한다. 유기견 센터에서 만든 에코백이 있는데 유기견들을 위해 쓰인다고 하여 20장을 주문했다. 팝콘이의 동물 병원 의사선생님,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나눠드리고 싶어서다. 벌써부터 나눠드리면 좋아하실 생각에 설레어진다.

생각난 김에 조만간 유기견 봉사도 다시 나가고 베이커리 수업도 다시 나가서 나눠드려야겠다.


늘 가는 애견카페에 가서 강아지들을 보고 독서를 하고 지금처럼 글을 쓰고 요가를 하고 (요즘은 저녁에 옥상에서 하늘을 보며 요가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가끔 문화생활을 하고 카페 투어를 하고 동네 산책을 하며 모르던 길도 탐색해 보고 피아노를 배우는, 아, 나는 이러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구나. 다시 알아간다.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하고, 그렇다고 그게 꼭 물질적인 것만이 아닌 친절한 미소, 다정한 말 한마디를 베풀고, 타인을 위해 사랑을 나누고 타인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것에 나는 더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구나.


나는 자기 전 항상 기도하는 내용이 똑같다. 제가 경제적 부를 누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기부를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유기견 센터를 운영해서 많은 아이들과 지내게 해달라고. 오늘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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