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기 전 누워서 유튜브 숏츠를 보다가 독립운동가들이 AI 모습으로 살아움직여 해맑게 웃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은 풀죽, 개구리, 뱀 또는 간장국수였으나 대부분은 아사로 순국했다는 자막이 뜬다. 문득 투옥 중에서도 끝까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결국 굶어죽은 그 과정을 떠오르니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나는 눈물이 많은 편도 아닐뿐더러 슬픈 일이 있어도 잘 울지 않는 편이다. 누가 보면 주책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독립운동가들의 굶주렸던 과정을 생각하면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고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나는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아픈데. 얼마나 외로웠을까. 마지막으로 겨우 먹은 음식이 풀죽과 개구리라니. 감히 나는 상상도 할 수 없어 경건히 묵념하게 된다.
누군가 그랬다. 요즘 세상에 굶어죽는 사람이 어딨어? 그렇다. 과거에 비해 우리는 현재 매우 풍족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깨끗한 생수와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 넘쳐나는 옷과 가방, 언제든지 시켜 먹을 수 있는 배달음식까지. 아무리 살기 퍽퍽한 세상이라 해도 요즘 굶어 죽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우리가 외면하는 있는 소외계층, 소년소녀가정, 노숙자분들은 아직도 배가 고파 한 끼 식사조차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리고 해외여행을 갔다 오면 우리나라의 수돗물이 얼마나 깨끗하고 귀한지 깨닫게 되며 나는 먹다 남은 배달음식을 매일 버리고 있다.
요 며칠 동안 살짝 외롭고 공허하다고 느꼈던 나의 시간들이 부끄러워졌다. 이 얼마나 감사한 게 많은가. 감히 내가 지금 불평불만할 수 있는 자격이나 되는지. 우리가 얼마나 감사함을 잊고 사는지 자아성찰하게 된다. 9살 적에 처음으로 읽은 책이 엄마가 이마트에서 사주신 빨간 표지의 유관순 책이었다. 그리고 그 어린 소녀가 뭘 안다고 책을 읽으며 엄마 몰래 눈물을 뚝뚝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나는 꿈꾼다. 독립운동가들이 환생하여 맛있는 음식도 배불리 먹고 어린 나이에 하지 못했던 놀이도 해보고 활짝 웃으며 고통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돈도 많이 벌어 풍족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번 주 주말은 우리 집 옥상에서 돗자리를 깔고 팝콘이와 누워서 해 질 녘을 감상하였다. 하늘이 불그스레한 그 시간과 풍경이 나는 너무나 좋다. 고요해지며 마치 우주와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오늘의 구름 모양은 어제와 이렇게 다르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팝콘이는 옆 건물 옥상에서 담배 피우고 있는 아저씨에게 왈왈 크게 짖는다. 팝콘아 그만해. 아기를 진정시키면 자꾸 바람에 날아가는 돗자리가 내 얼굴을 찰싹 때린다. 그럼 나는 매번 피식 웃음을 짓고 콘이는 겁을 먹고 도망간다. 콘아 괜찮아. 이리로 와. 신발로 돗자리를 고정해도 자꾸 날아가니 에라 모르겠다 하고 돗자리에 반쯤 덮인 채로 눈을 감는다. 콘아 이제 저녁밥 먹으러 집으로 가자. 해가 어두워지면 돗자리를 접고 콘이는 옆에서 방방 두발로 점프를 한다.
오늘도 잠을 잘 수 있는 집이 있고 침대가 있고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매우 감사한 하루다.